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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추억을 싣고, 경춘선 마지막 열차가 떠난다

“대학 신입생 때 탔던 경춘선 기차가 없어진다니 아쉽네요.”
18일 김유정역에서 만난 신수광(30·회사원)씨의 말이다. 동갑내기 연인인 홍승연씨도 같은 마음으로 마지막 경춘선 기차여행을 즐기기 위해 함께 나섰다고 했다. 이날 경춘선은 하루 종일 붐볐다. 청량리역에서 새벽 6시 15분에 출발한 첫차, 7시2분발 두 기차를 제외하곤 마지막 열차까지 좌석 예매가 완료됐다. 오후 5시 현재까지 청량리역에서만 좌석 및 입석표가 9500여 장이 판매돼 평소보다 세 배 정도 더 팔렸다.

71년만에 기차 운행 중단 21일부터 복선전철 운행


일제시대인 1939년 7월 개통한 경춘선 기차는 다른 어떤 노선보다 젊은 시절의 추억을 간직했다. 대학 신입생의 MT 행사 혹은 연인들의 여행이 통기타세대부터 힙합세대까지 이어졌고, 102보충대로 가는 청년들은 머리를 박박 민 채 기차를 탔다. 이제 71년 만인 20일 오후 10시3분 청량리발 남춘천행 무궁화호 열차가 마지막 운행을 한 뒤 퇴장한다. 이미 경춘선에서 완행열차 비둘기호는 1988년 2월 15일에 중단됐고, 2004년 3월 31일에 통일호가 사라졌다. 이제 경춘선은 기차가 아닌 전철이 다니게 된다. 복선 전철화와 함께 선로가 직선화되면서 18개 역사가 신설돼 우리 눈에 익숙했던 역들도 보기 어렵게 됐다. 봄·가을 대학생들로 넘쳐나던 강촌역, 영화 ‘편지’의 촬영 무대인 경강역, 철로 사이에 세워져 무인 간이역으로 운영되던 백양리역 등이다.

김유정역은 국내 최초로 사람 이름을 딴 역이다. 원래는 신남역으로 출발했다. ‘봄봄’ ‘동백꽃’의 작가인 김유정의 고향이 이곳 실레마을(증리)이고 김유정문학촌이 만들어지면서 2004년 12월 1일부터 역 이름이 김유정역으로 바뀌었다. 크기는 작지만 경춘선 개통과 함께 지어진 71년 된 건물이다. 작은 난로가 겨울 추위를 쫓아내고 있을 정도로 대합실은 작았다. 기차가 도착할 때마다 평소 주말과 달리 대합실에는 많은 사람이 들락거렸다. 가평사진동우회 회원 15명도 그런 사람들이었다. 역 구내와 주변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사진을 찍었다. 기차 운행을 하는 역의 모습을 담기 위해 오늘 모였다고 했다. 이들은 오늘 몇 개 역을 돌며 촬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영수(56) 김유정역장은 운행 중단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라 경춘선이 더욱 붐비는 것 같다고 했다. 신 역장도 이제 정들었던 역사를 떠나게 된다. 새롭게 단장된 전철역사로 가게 된 것이다. 직원들도 새로운 자리로 가게 된다고 한다. 신 역장은 옛 모습의 경춘선은 사라지지만 이제 새로운 전철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은 지난 9일 눈 내린 김유정역 구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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