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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미 증시 뺨치는 대세상승 원년 될 것 … 내년엔 2400 까지 오른다”

“2011년은 대세 상승장의 시작점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아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이 내놓는 내년도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이다. 도이체방크 빈키 차드하 투자전략가는 최근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강력한 상승장의 시작점에 있다”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내년에 155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1200선). 1900년 이후 미국 증시는 10~15년을 주기로 큰 흐름이 바뀌었다. 80년대 초반부터 2007년까지 대세 상승장을 연출하다가 2008년 7월 이후 흐름이 꺾였다. 최근의 반등 흐름은 앞으로 10~15년 동안 이어질 장기 상승 흐름의 초입이라는 것이다.

다시 연 코스피 2000, ‘이번엔 다르다’


국내 증시에 대한 내년 전망도 이와 비슷하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3년여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역사상 고점을 다시 쓰려는 지금은 상승세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러나 사람들의 뇌리에는 3년 전 기억이 생생하다. 2007년 10월 말을 끝으로 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이듬해 가을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펀치를 맞고 1000선까지 주저앉았다. 투자자들의 피를 보고 나서야 시장은 돌아서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그래서 시장이 오르는데도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 3년 전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게 많은 전문가의 시각이다. 대세 상승이 시작됐던 80년대 미국 증시와 닮은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80년대 미국과 요즘 증시, 어디까지 닮았나 따져봤다.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투자 패러다임 바뀐다
미국 주식시장은 1800년대 이후 꾸준히 올랐다. 큰 그림에서 보면 그렇다. 그러나 돋보기로 보면 오르기만 한 건 아니다. 1870년대 철도 붐 이후 급조정, 1929년 대공황, 64~82년까지의 장기 박스권, 2000년 정보기술(IT)주 거품 붕괴 등을 거쳤다.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때가 80년대 초다. 다우지수가 20년 가까이 걸친 박스권을 벗어나 도약한 시점이다. 64년부터 82년까지 다우지수는 네 자릿수 지수대 안착에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 82년 바닥을 찍더니 이후 20여 년 만에 10배 넘게 상승했다.

그때 상황이 지금 국내 증시와 닮았다. 먼저 시장에 풀린 돈이 그렇다. 당시 미국에는 돈이 넘쳐났다. 80년대 초반 미국 정부는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다. 낮게 유지된 인플레이션 덕에 돈을 푸는 데 부담도 없었다. 82년 8월엔 멕시코가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을 선언하면서 남미 전체에 위기가 확산됐고 이를 막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를 낮췄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통화량은 급격히 늘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통화량 증가율이 82년 4.6%에서 이듬해 7월엔 13.7%까지 높아졌다.

국내 시장에도 돈이 대규모로 돌아다닌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2.5%다. 올 들어서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0.5%포인트 올렸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저금리라고 해서 과거처럼 부동산으로 돈이 흘러가지도 않는다. 부동산 시장은 2007년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하면 과거와 같은 호황세가 다시 올지도 의문이다. 주택구입 가능 연령을 의미하는 주택구매유효계층(35~54세)이 내년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한다. 90년대 초반 일본에서 주택구매유효계층이 줄기 시작했을 때 부동산 시장이 몰락했다.

여기에 외국인들도 가세했다. 글로벌 저금리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유동성이 넘쳐난다. 성장이 정체된 선진국보다는 위기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든다. 올 들어서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20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며 펀드 환매로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메워왔다. 특히 최근 미국·유럽계 자금 일변도였던 외국인들의 국적이 중국·중동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투자 자산의 발달 과정에서 부동산은 주식에 훨씬 앞선다. 중세시대까지도 자산은 부동산, 곧 토지를 기본으로 했다. 주식이 생겨난 지는 얼마 안 된다. 주식회사라는 제도 자체가 생긴 것도 1600년대 유럽이 신항로 개척에 나서면서 설립한 동인도 회사가 모태다. 주식 거래소도 이때 처음 생겨났다. 자산으로서 주식의 역사는 길어야 400년이다.

가계의 총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줄고 금융자산이 늘어나는 상황, 그중에서도 주식 비중이 커지면서 주식 수요가 늘면 시장은 오른다. 80년대 초반 미국이 그랬다. 미국 가계의 총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은 81년 말 59.7%까지 하락한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90년대 말에는 금융자산의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특히 간접투자, 곧 펀드를 통해서 증시로 자금이 들어왔다. 82년 말 412억 달러이던 펀드 규모는 83년 말 537억 달러, 84년 말 770억 달러 등으로 급증했다.

국내도 비슷하다. 2005년부터 ‘적립식 펀드’를 앞세워 투자 열풍이 불었다. 2005년 초 10조원이던 주식형 펀드는 2008년 140조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 펀드 환매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그 빈자리는 생명보험과 연기금 등의 주식 투자가 메우고 있다. 또 올해에는 자문형랩 돌풍이 일었다. 현재 국내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5%에 이르지만 이를 달리 해석하면 앞으로 금융자산의 비중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기업연금도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은 81년 기업연금제의 도입을 확정하고 84년부터 ‘401K’라는 확정기여(DC)형에 기반한 제도를 실시했다. 401K는 근로자퇴직소득보장법 ‘401조 K항’에 규정돼 붙여진 이름이다.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에 적극 투자한다. 401K 규모는 84년 920억 달러에서 86년까지 3년간 1830억 달러로 두 배 넘게 늘었다. 90년에는 385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장기 투자 성격의 자금이라 주식시장의 질적 변화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

국내에서도 2005년 말 퇴직연금제가 도입됐다. 이달부터는 4인 이하 사업장에도 퇴직급여제도가 시행돼 거의 모든 기업이 퇴직연금제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9월 5조원에 못 미치던 퇴직연금 적립액은 지난 9월 말 20조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주식 투자 비중이 작긴 하지만 시장이 성숙할수록 그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국내 증시 최고 강점은 ‘저평가’
무엇보다 주가가 싸다는 게 대세 상승을 점치는 이유다. 미국에서 82년 주가수익비율(PER)은 6.9배(S&P500지수)까지 떨어졌다.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PER이 평균 수준으로 회귀했다.

국내 사정은 더 좋다. 2007년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을 때 국내 증시의 평균 PER은 13~14배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은 같은 지수 2000이라고 해도 기업이익이 늘어 PER이 10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겉으로 보기엔 똑같이 고점이지만 속을 뜯어보면 주가가 훨씬 싸다는 의미다.

2007년의 좌절을 떠올리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2007년과 달리 기업 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도 비싸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이 국내 주요 149개 기업의 영업이익을 봤더니 2006년과 2007년 각각 50조원과 57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에는 54조원을 올렸고, 올해엔 87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2007년에는 강세장 분위기에 휩쓸려 이듬해 이익이 18%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다 금융위기에 이익 증가세가 꺾이면서 시장은 역풍을 맞았다. 그러나 올해는 내년 이익이 14%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또 경기선행지수가 2007년에는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국면이었지만 지금은 반등이 임박한 시점이다. 향후 기업 이익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너무 빨리 오를까 걱정, 천천히 가야 오래가
이런 이유로 증권사들의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 및 운용사들은 내년 코스피 지수가 24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종금·하나대투증권 등은 2800선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을 낙관하는 이유는 크게 유동성과 기업이익이다. 펀드 환매는 끝물에 접어들었으며, 보험과 국민연금 등 기관 자금의 유입세는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외국인 자금이 계속 들어오며, 더군다나 내년 국내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유력하다는 것도 호재다. 기업이익 성장세가 올해보다는 못하겠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낙관론이 넘칠수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단 지수 2000 자체가 부담이다. 최근 증시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증권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평소 연락 않던 친구들이 연락해오기 시작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다. 증권사들이 일제히 낙관론으로 돌아섰다는 것도 불안하다. 역대로 증권사 전망치가 들어맞기보다는 올해 강세장이면 낙관론을, 약세장이면 비관론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재정적자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내년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까지 늘어날 수 있다. 최근에는 그리스·아일랜드에 이어 스페인까지 구제금융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흥국의 경기·자산·물가과열도 우려된다. 특히 중국의 잇따른 지급준비율 인상 등 긴축은 근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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