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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 폭등 4대 강 탓” 외치던 그들 … 값 떨어지자 “기상이변도 지적했었다”





배추 1포기, 10월 1만5000원 → 12월 2000원 … 당시 정치인들은 지금





2000원. 15일 현재 소매가(농협하나로마트) 기준 배추 한 포기의 값이다. 그 배추 한 포기가 1만 5000원일 때가 있었다. 9월 말~10월 초였다. 이른바 ‘배추 파동’이었다. 김치가 ‘금(金)치’로 불렸다. 대통령은 청와대 구내식당에 김치 대신 양배추를 식탁에 올리라고 지시하고, 10·3 전당대회에서 당선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강원도 평창군 고랭지 배추밭으로 달려갔을 정도다.



 배추 같은 생활물가의 급등은 서민 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정치 하는 사람들에겐 그만큼 민감한 소재다. 야당엔 일종의 호재였던 셈이다. 특히 4대 강 사업 반대 투쟁을 벌이던 야권은 배추 파동의 원인을 4대 강 사업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4대 강 사업으로 현재 채소재배 면적이 줄어들었는데 대체 농지 확보 대책도 동시에 강구됐어야 한다.”(10월 5일 평창에서)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모든 채소류에 공동의 성씨를 부여하는 원인이 4대 강에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 공동 성씨는 금씨다.”



 ▶조배숙 민주당 최고위원=“이상기온의 영향도 있지만 경작지가 감소해 가격 폭등을 더 부채질했다. 4대 강 사업으로 감소되는 경작지는 1만550ha이고, 그중에서 시설채소면적이 8200ha로 파악되고 있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국회 농림수산식품위)=“4대 강 때문에 채소 재배 면적이 줄어 하우스용 비닐·파이프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배추값 폭등은 4대 강 때문이다.”















 야당 인사들의 융탄 폭격 앞에 “4대 강으로 인해 축소된 채소 재배 면적은 전국 재배 면적의 약 1.4%인데 이 중 배추는 0.3%에 불과해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명은 무색했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주장’ 앞에 ‘진실’이 가진 힘은 미약했다. 치솟던 배추값은 11월 초부터 평년 가격을 되찾았다. ‘배추파동 원인이 4대 강’이라는 야당의 공세도 뚝 끊겼다. 당시 배추값 상승의 원인이 4대 강이라고 주장했던 의원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본지 취재 결과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4대 강이 원인”이란 말 대신 “기상 이변 등 다른 원인과 함께 그 문제를 지적했었다”고 해명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계절적 요인도 있었고, 경작지가 줄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유통구조 악화, 계절적 요인, 4대 강이라는 ‘삼박자’로 인해 배추 가격 폭등 사태가 초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배숙 최고위원도 “중국산 배추가 많이 들어와서 단가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가장 큰 문제는 기후였고, 그 다음에 계절적으로, 4대 강 때문에 경작지가 줄어든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강기갑 의원은 “4대 강 사업으로 배추를 대체할 수 있는 얼갈이 배추, 상추, 알타리 등의 재배 면적이 줄어 배추값 상승을 부추긴 것이 맞다”며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공세를 펼 때도 정치적 타깃을 설정해 나갈 문제와, 국민의 생활과 직접 관련돼 있는 문제는 구분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명지대 신율(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대 강과 배추 파동을 (민주당이) 연계시킨 것은 이성보다 감성으로 국민들에게 호소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세금폭탄’이나 ‘와이프를 버리라는 말입니까(노무현 전 대통령)’라는 경우와는 다르게 배추 파동 공세는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데 실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기헌·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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