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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남’짝퉁 트위터가 그녀를 흔드는 이유

시청률 30%에 다가서며 화제몰이 중인 SBS 주말극 ‘시크릿 가든’ . 드라마의 중심엔 ‘주원앓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여심을 사로잡는 안하무인 ‘차도남’(차가운 도시남자) 김주원(현빈)이 있다. 그 이름으로 개설된 트위터(@CEO_KimJooWon)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다. 제작·홍보사나 배우 측과 관계 없이, 시청자 개인이 드라마에 대한 애정으로 개설한 것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가 새로운 ‘팬덤(fandom)문화’(팬들이 스스로 스타를 즐기고 만들어가는 문화)를 열어젖힌 셈이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 패러디 계정, 개설 열흘 새 팔로어 6000명 넘어













◆성격·취향 완벽 재현=4일 개설된 이 트위터엔 프로필 사진에 극중 현빈 얼굴이, 자기 소개에 ‘김주원. 33세. 로엘백화점 사장. 5개 국어 구사. 인종·종교·피부색·성적취향에 관대함’이라고 적혀 있다. 개설 열흘 만에 팔로어가 6000명을 돌파했고, 매일 수백 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특징은 드라마 속 김주원을 복사한 듯 완벽한 캐릭터 구현이다.



 예컨대 “김주원씨에게 사랑이란?”을 묻는 멘션(특정개인에게 보내는 트위터 메시지)에 “인수합병을 통한 일생일대의 비즈니스를 위한 질척거림”이라고 잘라 답한다.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극중 트레이닝복을 의식한 듯, “추운 날은 러시아 장인이 한 코 한 코 한 땀 한 땀 만든 방한도구를 착용한다”는 트윗도 있다. 맞춤형 답변이 워낙 재치가 넘쳐 ‘엄마봇’ ‘사장봇’ 류의 봇(bot) 프로그램을 이용한 자동트윗이 아니냐는 의혹도 샀다.



 ◆만들어내는 제2 정체성=하지만 확인해본 결과 ‘김주원 트위터’의 운영자는 서울 소재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평범한 남학생 A씨(1문1답 참조). A씨는 “‘시크릿 가든’을 즐겨보고 김주원이라는 캐릭터에 끌려 재미로 시작했는데, 삽시간에 팔로어가 늘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A씨는 “내 실제 모습은 김주원·현빈과 전혀 공통점이 없지만, 캐릭터에 맞춰 답변해주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이 트위터에서만큼은 33세의 백화점 오너이자 뭇여성이 추종하는 ‘차도남’인 셈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자기를 표현하지만 가상세계에서는 자기를 만들어낸다”(매튜 프레이저·수미트라 두타 『소셜 네트워크 e혁명』)는 ‘사이버 퍼스낼리티’의 특성 그대로다.



 ◆팬덤 놀이로 확산=그간 ‘가짜 트위터’들은 주로 연예인을 사칭해 물의를 빚었다. 이민호· 정일우·장근석·비·신민아 등이 사칭 트위터로 인해 곤욕을 치렀고 팬들은 혼란에 빠졌다. ‘김주원 트위터’도 처음엔 현빈 소속사 측에서 삭제를 요청하는 멘션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극중 인물을 가장한 팬덤 문화의 일종으로 받아들인 트위터리언들이 오히려 감싸고 나섰다. 패러디 트위터임을 밝힌 데다 극중 인물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음을 감안해 소속사도 묵인했다.



 그러자 길라임(@Act_GilRaim)·오스카(@Star_Oska) 등 주요 인물의 트위터가 며칠 새 잇따라 생겨났다. 그간 가짜 미니홈피·뇌구조(캐릭터의 주요 관심사를 뇌 모양에 비춰 표시) 등으로 표출됐던 팬덤문화가 트위터와 만나 새로운 놀이로 확산되는 셈이다.



강혜란 기자



◆‘시크릿 가든’=‘프라하의 연인’ ‘온 에어’의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가 손잡은 로맨틱 코미디. 백화점 오너 김주원(현빈)과 씩씩한 액션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이 서로 영혼이 바뀌는 등 우여곡절 사랑을 쌓아간다. 바람둥이 한류스타 오스카(윤상현)와 CF감독 윤슬(김사랑) 등의 복합 러브스토리로 총 20부작이다.



‘김주원 트위터’주인공은 대학4년생



팔로어 불리는 법 알게 됐어요



아르바이트 의혹은 억울해요




선량한 익살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김주원 패러디 트위터(@CEO_KimJooWon)의 실제 주인공인 A씨. 기자는 김주원 팬을 자처해 맞팔(팔로우 상호 수락)을 요청했고, DM(귓속말 기능의 메시지)을 통해 전화 인터뷰를 청했다. “대학에서 언어와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고, 이번이 졸업학기”라고 했다.



 - 실제 김주원 같은 트윗들이 인상적이다.



 “드라마 대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에 골라서 답하는 식이다. 시간당 100개 이상 멘션이 들어와 다른 일을 못할 정도다. 그렇다고 손 놓으면 바로 시들해질 것 같아서 짬짬이 한다. 아르바이트 의혹은 억울하다.”



 - 삽시간에 팔로어를 늘린 비결은.



 “처음에 ‘시크릿 가든’ 당(카페의 일종)과 회원 수가 많은 솔로 당을 찾아가 김주원인 양 거만하게 몇 마디 했더니 반응이 오더라. 검색 기능도 활용했다. 김주원을 좋아하는 트위터리언에게 무작위로 “그쪽이 저를 좋아하는 이유가 대체 뭡니까” 하고 말 건넸다. 이런 게 입소문을 타고 서로 추천하더니 폭증했다. 김주원 캐릭터가 워낙 독특하니까 가능했던 것 같다.”



 - 이 계정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생각은.



 “단발성으로 해본 것일 뿐 상업적 목적은 전혀 없다. 다만 이걸 통해 트위터 팔로어를 어떻게 빨리 불릴지를 알게 된 것 같다. 이걸 바탕으로 언젠가 SNS 마케팅에 응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현빈이나 작가에게 하고픈 말은.



 “현빈씨, 나쁜 의도 갖고 이러는 것 아니고요. 앞으로도 멋진 활약 해주세요. 그리고 작가님, 대사들이 정말 가슴을 후벼 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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