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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후폭풍 … 수습 서두르는 여, 뒤집기 시도하는 야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왼쪽)이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해 예산안에 템플스테이 예산 등 당 공약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데 책임을 지고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히고 있다. 고 의장 오른쪽은 배은희 대변인. [연합뉴스]


일요일인 12일, 한나라당 당사에선 릴레이 기자회견이 열렸다. 첫 번째 회견은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사퇴회견이었다. 당 지도부가 약속했던 일부 예산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누락된 데 대해 ‘십자가’를 진 것이다. 두 번째 회견은 이른바 ‘형님 예산’에 대한 해명회견이었다.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한 후폭풍이 거셈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은 그런 한나라당에 대해 맹공세를 폈다. 자체적으로 만든 수정 예산안도 제시했다. 뒤집기를 하겠다는 의도다.

 ◆한밤 컴퓨터 입력 때 누락된 ‘약속 예산’=고 의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게이트키퍼(gate keeper·문지기)로서 최종점검을 해야 하는데 (예산이) 누락된 데 대해선 누가 뭐라고 해도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누락 예산은 ▶템플스테이(사찰 체험) 지원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 ▶재일민단 지원 ▶소득하위 70%까지 양육수당 지원 예산 등이다. 모두 한나라당 지도부가 증액하겠다고 약속한 것들이다.

 문제의 예산은 한나라당과 기획재정부가 7일 밤 11시 이후부터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정리된 예산 증감액을 반영해 각 항목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누락됐다고 한다. 이들 증감액 결정은 야당이 배제된 채 이뤄졌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예산이 300조원을 넘다보니 입력해야 하는 항목만 수만 가지였다”며 “조금씩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 의장은 템플스테이 예산과 관련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정부 안보다 증액해 예결위로 넘겼고, 야당도 반대를 하지 않아 당연히 증액분이 반영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빠졌다”며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고 하던데 꼭 그 격”이라며 허탈해했다. 그러면서 “내가 사퇴하기로 한 만큼 책임 문제가 일단락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전 의장은 “이명박 정권은 안보무능·외교무능에 이어 날치기에도 무능한 총체적 무능정권임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13일부터 예산안과 통과된 법안에 대해 릴레이 공개토론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민생회복 수정 예산안’을 제시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4대 강 사업 2조5626억원 ▶이른바 실세 의원 예산 2250억원 ▶특수활동비 등에서 630억원 등 총 3조860억원을 삭감하고 이를 무상급식과 일자리 창출 등에 돌리는 내용으로 돼 있다. 민주당은 또 ‘2011년 예산안 날치기 의결 무효화 및 수정촉구결의안’을 13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12일 민주당 농성장을 방문했지만 면담을 거절당하고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이재오 문전박대=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날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광장을 찾았다. 손 대표에게 예산안 처리의 불가피성 등을 설명하고 농성을 풀라는 취지의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장관은 손 대표를 만나지 못했다. 손 대표가 “4대 강 예산, 각종 법안들을 날치기하고 무슨 낯으로 어디에 오는가. 4대 강 예산을 삭감하고 날치기 법안을 파기하고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상득, “‘형님 예산’ 공세 기막혀”=고 의장 사퇴 기자회견 후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포항남-울릉) 의원의 인접 지역구인 이병석(포항북)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포항 지역 사업비가 “정부안보다 1449억원 증액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이 ‘형님 예산’이라는 이름으로 예산 특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대부분의 주요 사업비는 포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국회의원 11명에게 해당되는 예산이고 과거 정권 때부터 시작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토종합수정계획’이란 지도까지 펼쳐보였다. 이상득 의원은 “‘형님 예산’이라고 공세를 펴는데 기가 차다. 어떻게 해서 그게 전부 내 것이냐”라고 말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선승혜·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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