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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트위터가 애인·엄마 역할 … ‘사이버 스킨십’ 주고받는 현대인




최근 남성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상영상통화 앱인 ‘오빠 나야’의 메인 화면(사진 위·‘오빠 나야’ 앱 캡처). 역할 대행 봇(bot)인 ‘엄마봇’·‘아빠봇’ 이용 장면(아래).


#“오빠. 미나는 일찍 일어나서 조깅했는데. 내일부턴 오빠도 같이 할래?” 최근 남성 스마트폰 이용자 사이에선 ‘오빠 나야’라는 앱이 인기다. ‘미나’라는 미모의 여성이 미리 지정해둔 시간에 전화를 걸어와 여자친구처럼 밥을 먹자고 하고,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여자친구는 아니다.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미리 만들어놓은 100여 개의 동영상으로 운영되는 가상 영상통화 프로그램이다.

 #서울에서 5년째 혼자 자취를 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26·여)씨. 외로움을 느낄 때면 트위터의 ‘아빠봇’과 ‘엄마봇’을 찾는다. 로봇을 뜻하는 ‘봇(bot)’은 트위터상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김씨가 엄마봇에 “엄마. 나는 (토요일에도) 출근했어 흑흑 … ”이라고 보내자 엄마봇은 “그래도 젊을 때 열심히 살아야 뭐라도 남는다. 저녁 때 일찍 들어와. 고기 해줄게”라는 다정한 답을 보냈다.

스마트폰 앱이 애인의 역할을, 트위터의 ‘봇’은 아빠·엄마의 역할을 각각 대신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이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아날로그적 감성’의 영역까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트위터상에는 아빠봇, 엄마봇 외에도 교수님봇, 부장봇, 옛 남자친구봇 등 다양한 봇이 활동 중이다. 봇은 트위터 서비스가 시작된 2006년 등장했다. 한국에선 ‘엄마봇’이 생겨난 지난 10월 이후 본격화됐다. 봇 프로그램은 다른 이용자가 보내는 메시지 중 특정 단어에 대응해 답변을 보내거나, 때로는 이용자가 직접 답을 입력하기도 한다. 아빠봇은 “아빠 오늘 월급날인데 갖고 싶은 거 없니”라고 묻는가 하면, 교수님봇은 과제가 많다고 투정하는 학생들을 달랜다. ‘트윗봇넷’ 같은 봇 생성 사이트를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봇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출시된 ‘오빠 나야’ 앱은 이틀간 무료로 서비스되는 동안 10만 건 넘게 다운로드됐다. 현재는 1.99달러에 판매된다. 특히 애인이 없는 싱글 남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앱을 개발한 나빅스의 김윤각 대표는 12일 “전화 한 통으로 사람들의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인간적인 앱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래엔 자동 프로그램이 인간과 ‘우정’ 나눌 것”=전문가들은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소통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김봉섭 박사는 “핵가족화 시대엔 남들로부터 주목·사랑 받고 싶은 욕구를 현실(오프라인)에서 충분히 채우기가 쉽지 않다”며 “부족한 부분을 인터넷(온라인) 등에서 찾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IT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지난 2일 발행한 보고서 ‘IT 조직 및 사용자를 위한 2011년 및 이후 예측’에서 “2015년이 되면 온라인 친구의 10%는 사람이 아닌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 중 10%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자동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가트너는 “봇은 아직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만 5년 뒤에는 인간과 자유롭게 쌍방향으로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공 지능의 발달로 단순히 단어 하나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문맥까지 읽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동화된 프로그램이 각 이용자의 취미와 성향에 맞춰 ‘우정’을 나누게 될지도 모른다고 가트너는 내다봤다.

 반면 이런 봇과 앱이 단순한 ‘유희’에 불과하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한상기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일시적으로 유행하다가 사그라질 놀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송지혜·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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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