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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문학세계’ 일본 전파에 팔 걷었다




오양호 정지용기념사업회 회장(오른쪽)과 심대보 옥천문화원장(왼쪽)이 지난 1일 일본 도시샤대에서 열린 ‘정지용 문학 세미나’에 앞서 정지용의 대표시 ‘압천’을 쓴 한국 전통 북을 도시샤대 관계자에게 증정하고 있다.

일본 교토(京都)의 사립 명문 도시샤(同志社)대학의 교정 한쪽엔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정지용(1902~1950)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이 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지용의 문학 세계를 기리고자 정지용 기념사업회 오양호(68·인천대 명예교수) 회장이 학교 당국에 간청해 세운 것이다. 곁에는 이 학교 재학중 비극적 삶을 마감한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세운 시비가 서 있다. 오 회장은 정지용 시비 제막 5주년(18일)을 앞두고 이달 초 뜻있는 문인, 옥천군민 들과 함께 두 시인의 시비에 헌화하고 진혼무를 올린 뒤 지용의 문학세계를 돌아보는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돌아왔다.

 -시비를 세우게 된 경위는.

 “교토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있던 1998년 도시샤대를 방문해 먼저 세워져 있던 윤동주 시비를 보았다. 비를 쓰다듬으며 서시를 읽고 난 뒤 학생들에게 ‘이 대학을 졸업한 또 한 사람의 유명한 한국 시인이 있는데 아느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주말이면 교토의 대학을 돌아다니며 지용의 시에 대한 강연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활동이 지역 신문과 요미우리 TV 등에 보도됐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레 정지용 기념사업회를 만들고 시비 건립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학교 측을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도시샤는 기독교 학교여서 동상이나 비석을 세우는 게 교풍에 어긋난다. 십자가 이외에는 모두 우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비를 세우는 것도 5년 이상 걸렸다고 들었다. 그래서 당시까지 일본에선 거의 알려져 있지 않던 지용의 문학을 일본에 먼저 알리는 게 급선무라 생각해 방향을 바꿨다. 2년 동안 꼬박 작업한 끝에 일본어판 ‘정지용 시선’을 펴냈다. 그리고 나서 ‘정지용은 도시샤의 자랑이다’고 대학 당국을 설득한 끝에 시비를 세울 땅을 허락받을 수 있었다”

 -원래 소설평론이 전공이면서 시인의 기념사업을 하게 됐는데.

 “정지용의 시가 무조건 좋기 때문이다. 어릴 때 우연히 형의 책 속에서 정지용 시집을 읽고 난 뒤부터 그랬다. 지금도 지용의 대표작 ‘까페 프랑스’‘압천’‘고향’‘향수’등의 시를 읽으면 지금도 가슴이 뛰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기념사업에 매달려 내 시간과 돈을 쏟아부은 게 적지 않지만, 나는 시인 정지용을 만나 인생이 행복하다.”

 -앞으로의 기념사업 계획은.

 “2년 전 도시샤대 측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정지용 장학금’ 을 창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상당액의 장학금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아직 실행이 안 되고 있다. 앞으로 이것을 범 문단의 관심표명을 통해 꼭 실현하고자 한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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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