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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학회장에게 듣는다 ② 문동언 대한통증학회장




문동언 회장은 통증을 초기에 치료해야 치매·당뇨 등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지난 10월, 행복전도사 최윤희씨를 세상과 등지게 한 것은 실은 ‘병’이 아닌 ‘통증’이었다. 그녀는 유서에 “700가지가 넘는 극심한 통증 때문에 더 이상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동언 대한통증학회장(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최씨는 전문적인 통증치료만 받았어도 죽음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250만 명(성인인구의 10%)이 크고 작은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는 정확한 자료가 없지만 호주 보건당국이 2006년 성인 1만7000명을 조사한 결과,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남성은 17%(여성 20%)로 고혈압 10%(여성 11%)·천식 9%(여성 12%)보다 많았다.

마취과는 2002년 ‘마취통증의학과’로 개명하고 본격적인 통증치료를 시작했다. 외과의 지원파트에서 통증치료 전문의사로 거듭난 것. 미국은 50년 전, 일본은 30년 전부터 통증치료를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늦은 편이다. 대한통증학회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구성된 대표 학회. 지난달 대한통증학회 신임 회장에 취임한 문동언 교수를 만났다.

-통증을 증상이 아닌 ‘질병’으로 정의했다. 어떤 근거인가.

 “당뇨병을 ‘혈당이 높은 증상’이 아닌 질환으로 보는 것과 같다. 합병증으로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도 같다. 우리 몸엔 통증이 생기면 이를 가라앉히는 ‘자연 마약’인 엔도르핀·엔케팔린 등이 생성된다. 그런데 통증이 계속되면 이 호르몬이 나오는 채널이 계속 흥분되고, 역치를 넘으면 망가진다. 한번 망가진 채널은 회복되지 않아 만성통증으로 이어진다. 합병증도 나타난다. 통증을 느낄 때 생성되는 코티솔 등은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우울증·불안장애·불면증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통증 자체가 등골세포와 말초세포를 파괴해 골다공증과 신경병증을 일으키며, 갑상선질환·당뇨의 원인이 된다는 SCI급 논문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통증이 뇌신경세포를 줄게 해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한국 사람은 통증을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정말 잘못됐다. 서구 병원에 가보면 환자가 수술 중, 또는 치료받을 때 통증을 심하게 느끼면 의사를 고발하기도 한다. 통증 자체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그렇다.”





 -어떤 사람이 통증치료를 받으러 오나.

 “근육이나 관절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염증물질을 줄이는 주사제를 2~5번 걸쳐 주입하면 보통 낫는다. 통증의학과에서는 휴대용 초음파 기구를 이용해 어느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지 미세한 부분까지 잡아낸다. 최근에는 척추 디스크 환자도 많이 온다. 가는 내시경을 넣어 그 자리에서 레이저나 약물로 디스크를 줄이는 획기적인 방법이 개발됐다.”

 -주사 약물은 통증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힌다고 생각한다.

 “증상을 가라앉힐 뿐 아니라 원인인 염증물질을 직접 없앤다. 또 통증 주사를 일명 ‘뼈 주사’라며 꺼리는 사람이 있는데, 예전 스테로이드 제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요새는 거의 안 쓴다. 안전한 약물이 많이 개발됐다. 마약제도 의료용으로는 안전하다. 마약은 환각을 목적으로 혈중수치를 한번에 올렸다 내렸다를 일정 주기를 두고 반복해야만 중독이 생긴다. 마약의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통증치료는 절대 중독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임기 동안 가장 주력할 부분은.

 “대국민 홍보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통증이 엄연한 ‘질병’이며,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온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법 홍보도 주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5배 정도 척추 수술률이 높다. 굳이 수술하지 않아도 될 디스크를 수술해서 생기는 부작용이 많다. 의료비도 문제다. 통증을 줄이려면 약물을 써야 하는데,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것이 대다수다. 주사제로 쓰이는 바늘·기구 등도 보험 적용이 안 된다. 마취통증의학과의 전문성도 알릴 예정이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선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를 정확히 찾아 해당 신경부위를 차단하는 임상 경험을 수년에 걸쳐 쌓는다. 또 마취된 상태에서 환자가 호흡을 유지하며 심장이 멈추지 않도록 완급을 조절하는 법도 배운다. 주사제가 신경단위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얼마만큼 주사제를 써야 통증이나 염증물질이 주는지 잘 알고 있다. 이런 수련과 경험이 없이 치료를 한다면 자칫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배지영 기자

대한통증학회 연혁

· 1983년 통증크리닉(Pain Clinic)연구회로부터 시작
· 1984년 통증클리닉연구회 제 1차 학술대회
· 1985년 제 1회 회장·고려병원 김인현
· 1986년 대한통증학회로 개명. 제 3차 학술대회(제 2회 회장·연세대의대 오홍근 교수)

문동언 회장 약력

·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 대한통증학회 회장(17대 회장)
· 대한척추통증학회 부회장
· 대한통증연구학회 무임소이사
· 세계통증연구학회 (IASP) 정회원
· 세계통증학회 학술위원,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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