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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불우청소년 돕는 ‘화음천사 40인’




‘사랑의 노래봉사단’ 회원들이 12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야외 공연장에서 소년소녀가장 돕기 공연을 하고 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 봉사단을 만든 이영기씨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12일 오후 2시30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 공연장에 경쾌한 크리스마스캐럴이 울려 퍼진다. 무대 위에서 10명이 통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루돌프 사슴코’ ‘울면 안 돼’ 등 캐럴 메들리가 끝나자 박수가 쏟아진다. 이어 시민들이 무대 옆에 있는 모금함에 돈을 넣는다. 기세영(32·대구시 산격동)씨는 “노래 솜씨가 수준급인 데다 이웃 돕기 공연이어서 기부를 했다”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사랑의 노래 봉사단(사노봉)’ 회원이다. 추운 날씨 속에 무대에 오른 것은 소년소녀가장 4명을 돕기 위해서다. 사노봉은 3년째 이들에게 매달 40만원(한 명당 10만원)을 후원하고 있다. 모금을 위해 둘째·넷째 일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간 동안 동성로와 지하철 중앙로역에서 공연한다.

 사노봉은 2008년 1월 이영기(47)씨가 만들었다. 그는 휠체어에 의지하는 중증 장애인이다. 1996년 조그마한 섬유업체를 경영하던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됐다. 자신의 몸도 추스르기 어려운 그가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친구와 후배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이었다. 그는 “간암 등으로 생명이 꺼져 가는 그들을 보며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고교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이씨는 노래에 취미가 있는 지인 10여 명에게 음악봉사 동아리를 만들자고 제의했다.

 이후 회원이 하나 둘씩 늘어 현재 40명이 활동하고 있다. 회사원, 아파트 관리소장, 한의사, 농부, 대학생 등 20∼50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낮에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각자 노래 연습을 한다. 그리고 목요일마다 연습실에 모여 화음을 맞춘다. 한무규(40·한의사)씨는 “고교 때부터 무대에 서 보는 것이 꿈이었다. 노래를 하고 이웃도 도울 수 있어 즐겁다”며 웃었다.

 운영에 어려움도 있었다. 처음엔 통기타 반주로만 공연했다. 거리 공연이다 보니 노래를 크게 부를 수밖에 없어 목이 쉬어 고생하기 일쑤였다. 연습장을 구하는 것도 문제였다. 사노봉을 만든 이씨가 노래교실, 소극장 주인 등 지인들을 찾아가 사정해 장소를 빌렸다. 1000만원에 이르는 보증금에 월 50만원인 임대료를 부담하기 어려워서였다. 다행히 이들은 6월 도심에 새로운 연습장을 마련했다. 한국여가연구소 윤재섭(49·교육학 박사) 소장이 자신의 소공연장을 사용토록 했기 때문이다.

 사노봉은 자신들이 후원하는 소년소녀가장 4명을 초청해 16일 조촐한 송년회를 열 예정이다. 사노봉의 박종천(47) 회장은 “우리가 후원하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도와줄 생각”이라며 “이들을 위해 열심히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사진=대구=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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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