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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건강관리서비스 적극 나선 까닭은 …




건강검진 결과 위험군으로 분류된 대상자가 일본 타니타 건강관리 회사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일본 타니타사 제공]


세계는 지금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과 전쟁 중이다. 먹을거리가 풍족해지고 신체활동이 줄면서 현대인에게 비만·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동맥경화증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만성질환자와 더불어 고령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계는 물론 국가 의료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선진국이 예방 서비스에 주목하게 된 이유다. 북·남미나 유럽에 비해 비만인구가 적은 일본도 일찍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국민의 생활습관병 퇴치에 발벗고 나섰다.

9㎏ 감량 일본주부 “혼자라면 못했을 것”

일본인 주부 리코(37·가명·도쿄)는 올해 3월 병원 건강검진에서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진단받았다. 결혼 전에는 뚱뚱하지도, 야위지도 않은 적당한 체형이었으나 아이 셋을 낳고 기르는 동안 살이 많이 쪘다. 키 1m53㎝에 체중이 61㎏, 허리 둘레는 34인치였다. 그는 “3~4㎏ 정도 뺐다가 다시 찌는 생활이 반복됐다”며 “대사증후군이란 말을 듣고 이제는 정말 생활을 바꿔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리코는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회사의 전문 서비스를 선택했다. 영양사와 운동사·보건교육사 등이 리코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맞춤형 식단과 운동법을 알려줬다. 또 전화나 e-메일을 수시로 주고받으며 신체 활동량과 체성분 변화 등을 체크했다. 체력과 시간이 없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았다. 리코는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하루 8000보 걷기, 귀가 후 스트레칭과 덤벨 운동 하기 등을 실천해 나갔다. TV를 보며 간식 먹던 나쁜 습관을 끊고자 안락의자도 중고시장에 팔아버렸다. 식사는 저칼로리 건강식을 천천히 즐기면서 먹는 법을 익혔다.

 그 결과 6개월 후인 지난 9월, 리코는 허리 둘레 28인치에 체중은 무려 9㎏이나 감량했다. 체지방률도 42%에서 35%로 줄었고, 혈압은 수축기 142㎜Hg에서 125㎜Hg로 떨어졌다. 그는 “혼자 할 때는 귀찮고 어려웠던 것도 누군가 함께 노력해주니 목표 달성이 한결 수월했다”고 말했다. 건강관리 서비스 회사로부터 성공 수료증을 받은 리코는 지금 2011년 12월까지 허리 둘레 26인치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식단·운동 … 정부·보험사서 맞춤관리

일본은 건강관리 서비스를 2008년부터 정부 주도로 시작해 현재 3042개 병·의원과 139개 전문관리회사가 보건지도를 하고 있다. 리코가 이용하고 있는 타니타 회사는 현재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이들 중 60%가 체중 감량에 성공하고, 38%는 대사증후군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아닌 미국의 경우, 민간 보험회사가 가입자의 건강관리를 적극 돕고 있다. 대표적인 건강관리회사인 헬스웨이는 금연과 절주, 스트레스 관리, 피트니스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가 건강관리를 잘해 질병을 예방하면 보험사의 의료비 지출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만성질환은 한번 발병하고 나면 치료가 쉽지 않다. 평생 약을 먹으며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크고 삶의 질도 떨어진다.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가 심근경색증 등으로 발전해 생명을 위협하기 전에 변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2008년 건강보험 진료비에 쓴 재정은 35조원. 그중에 고혈압·당뇨·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치료에만 16%인 5조 6000억원이 들었다. 더 큰 문제는 만성질환이 암과 뇌졸중 등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65.9%가 고혈압·당뇨·비만 등 만성질환으로 가기 쉬운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 한국U-헬스협회 김석화 부회장(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은 “우리나라는 의료보험 수가가 낮아 의사들이 약물 복용 외 어떤 것을 실천하면 좋을지 상담해 주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이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 서비스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이해관계 얽혀 시행 불투명

우리나라도 건강관리 서비스를 2008년부터 고민해 지난 4월부터 6개 지자체에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복부둘레와 혈압·혈당·중성지방·콜레스테롤 등 5개 건강위험요인을 측정해 건강주의군으로 분류된 3000명이 대상자다. 월 7000원만 부담하면 정기적인 건강측정과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건강관리회사 헬스맥스가 3개월 이상 서비스를 받은 47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값이 체중 3㎏, 체지방률 2.5%, 수축기 혈압 8㎜Hg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의 80.5%는 이 서비스로 건강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전국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67.4%가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지속적인 건강체크와 건강증진 정보제공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들의 수요가 높은 것이다.

 현재는 의료법이나 건강보험법 등의 규제로 민간영역에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국내 건강관리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5월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의료민영화라는 정치적 쟁점과 맞물려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은 “건강관리서비스는 의료행위가 아닌데, 의료서비스를 공공의 영역에서 민간으로 이전한다는 의료민영화와 연관짓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상우 교수는 “건강관리 서비스가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체계화해 효과를 높이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국민건강증진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연 기자

대사증후군 판정 기준

● 복부비만 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5㎝ 이상

● 고중성지방 혈증 150㎎/dL 이상

●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40㎎/d L 미만

● 공복혈당 100㎎/dL 이상 또는 당뇨병 치료 중

● 고혈압 수축기 130㎜Hg/ 이완기 85㎜Hg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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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