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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북미방사선학회’ 참관기




필립스 헬스케어가 북미방사선학회에서 MRI와 PET를 결합한 영상진단기를 선보였다. 가운데 트레일에 환자가 누우면 MRI(왼쪽)와 PET을 오가며 8분 30초 만에 전신촬영을 마친다. 뇌, 전립선, 유방 등 연한 조직의 문제를 잘 감별해 낸다.


‘안전성’ ‘편안함’ ‘하이브리드’.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미국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제96회 북미방사선학회(RSNA)에 출품된 의료영상진단기들의 특징이다. RSNA는 우리 몸을 투명한 유리병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X선 촬영,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촬영), PET(양성자 방출 단층 촬영), 초음파기가 ‘인체 친화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현장이었다. 꿈의 의료영상진단기들이 상용화되고 있는 RSNA로 들어가 보자.

방사선 피폭량·조영제 투여량 대폭 줄여

영상정보를 얻기 위해선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조영제 등에 노출돼야 한다. CT 촬영 시 조직을 선명하게 구현하기 위해 투여하는 조영제의 양은 100~150㏄. 인과관계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영제를 투여받으면 통계적으로 10만 명당 한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RSNA에 참여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서진석 교수는 “올해 출품된 영상기기들의 특징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최소화해 환자가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신속하게 선명한 영상정보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의료기기업체들은 CT 촬영 시 방사선 노출량과 조영제 투여량을 대폭 줄인 제품을 공개했다. 필립스 헬스케어의 ‘인제뉴이티 CT’는 환자의 상태와 촬영을 원하는 신체 부위에 따라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 20~80%까지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조영제 투여기를 CT에 일체화시켜 조영제 투입량을 15% 감소시켰다. GE 헬스케어가 내놓은 CT ‘디스커버리 NM/CT 570C’는 방사선 노출량을 40% 줄였지만 영상 해상도는 최대 47%까지 향상시켰다. 심장 촬영에 필요한 시간도 3분에 불과하다.

몸 불편한 환자 누워만 있으면 OK

몸이 불편한 환자가 ‘편안하게’ 영상 촬영을 받을 수 있는 장비들도 늘었다.

 중상을 입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라도 원하는 부위를 촬영하기 위해선 몸을 움직여야 한다. 방사선을 받아들여 영상을 구현하는 ‘디텍터(detector)’가 기계와 한몸이어서 환자가 디텍터에 몸을 기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선 디텍터’가 개발돼 진단이 필요한 부위에 얹어 놓으면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응급실에 적합하다.

 자기장을 이용하는 MRI도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자기장을 받아들여 영상을 얻는 코일이 기계 내부에 고정돼 있었다. 올해 RSNA에선 덮는 이불 같은 코일을 도입해 환자는 편히 누워 있고 코일 위치만 변경해 영상정보를 얻는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비만 환자를 겨냥한 기기들도 있다. MRI 촬영을 위해 신체가 들어가는 터널의 넓이를 20% 넓혔고, 8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X선 촬영기도 출품됐다.

 세계 처음으로 3D, 4D 초음파를 상용화한 한국의 메디슨은 노트북 모양의 휴대용 초음파 장비 ‘MySono U5’를 소개했다. 메디슨 마케팅 전략실 손승완 상무는 “ 마취과·정형외과·응급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MySono U5는 스포츠의학에서 근육 손상이나 인대 파열의 진단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MRI·PET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기 관심

RSNA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기기는 MRI와 PET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영상기기였다.

 RSNA를 참관한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최상일 교수는 “이들 제품은 기능이 다른 두 대의 영상기를 일체형으로 만들거나 한 방에 설치해 공간 제약이 적고 촬영시간을 단축한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영상기기는 약 10년 전 소개된 PET-CT가 열었다. 심장·복부 등 움직이는 장기 촬영에 이점이 있다. 하지만 유방·전립선·뇌 등 연조직은 진단이 힘들었다.

 필립스 헬스케어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인제뉴이티 MR-PET’를 공개했다. MRI와 PET를 3m 거리에 설치해 환자가 이동 없이 한 방에서 촬영을 마칠 수 있다. PET의 부품은 MRI의 자기장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실드(보호막) 처리를 했다. 환자가 트레일에 누우면 MRI를 촬영한 후 180도 회전해서 마주보고 있는 PET로 이동한다. 전신 촬영 시 두 가지를 각각 촬영하면 1시간이 소요되던 시간을 8.5분으로 줄였다.

 필립스전자 코리아 김태영 총괄사장은 “조직의 해부학과 기능을 보다 선명하게 보여줘 부드러운 연조직에 생긴 암을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지멘스 헬스케어는 MRI-PET 일체형인 ‘바이오그래프 mMR’을 출품했다. 지멘스 헬스케어 코리아 박현구 대표는 “MRI와 PET 두 영상 결과를 오차 없이 구현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카고=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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