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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쿵제, 수습 성공

<본선 16강전> 
●·쿵제 9단 ○·이창호 9단





제4보(37~51)=남의 진영에 파고들어가면 악전고투는 필연이다. 사방이 적군이기에 길을 한번 잘못 들었다가 그대로 패전으로 치닫는 일도 허다하다. 하지만 지금 쿵제는 아주 편하게 수습의 박자를 맞춰 나가고 있다. 이 모든 게 흑▲ 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흑▲는 큰 수고 한 수 가치가 충분하다) 상대가 편하게 수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도 분명하다. 이창호 9단이 이 바둑을 이긴다면 죄가 묻힐 수 있겠지만 진다면 문책을 당하게 되는 그런 수인 것이다.

 37은 두기 싫은 수지만 그렇다고 ‘참고도’ 흑1로 그냥 느는 것은 A의 젖혀 이음이 선수가 된다는 게 싫다. 그래서 37로 막자 쿵제는 42까지 주르르 돌파해 왔다. 기분 나쁜 돌파다. 어찌 보면 상대가 이렇게 활개치게 놔두는 여유로움이 이창호 바둑의 특징이기도 했다. 그러고도 넉넉히 이길 때는 흑▲ 같은 수에 대해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50까지 백은 선수로 두터움을 마련했다. 본시 이곳 백은 도망자 신세여야 마땅했고 초가삼간이라도 지으면 만족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B도 선수로 듣고 있어서 꽤 큰 세력으로 돌변했다. 흑도 물론 아래위로 큰 집을 지었다. C의 뒷문이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확정가가 50집이 넘는다. 문제는 흑의 재산이 이게 전부고 늘어날 곳이 없다는 점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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