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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법 개가 … 웨어러블 로봇 ‘헥사’ 개발

교수의 연구업적은 대학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요즘같은 무한경쟁시대에 독보적인 연구개발능력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산업의 영역을 넓히는 등 한 나라의 경제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다. 이 때문에 최근 대학들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우수한 교수를 영입하고 최적의 연구환경을 갖추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이룩하며 한양대의 연구개발환경을 선도하고 있는 교수들을 만나봤다.

■ 류마티스 내과 배상철(51) 교수




배상철 교수

- 2010년 한미자랑스런의사상 수상

- 2008년 아시아태평양류마티스학회 최우수 임상연구자상 수상

- 2002년 루푸스(류마티즘 질병 중 하나) 환자에게 국내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법 적용해 성공,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법 안정화

“항상 환자와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야 합니다. ‘내가 환자로 입원한다면 어떨까’라는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해요.” 배 교수는 2003년 루푸스 질환을 앓던 한양대 학생에게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를 했던 일을 떠올렸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 속에서 환자는 정신질환까지 얻을 정도였다. 조혈모세포이식 치료와 관련된 기술은 알았지만 환자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저 매일 기도하며 환자 옆을 지킬 뿐이었다.

다행히 환자는 완치됐다. 하지만 그는 “의사로서 무력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돌아봐야 의사로서의 자기 역할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진료기술만이 의사의 본분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배 교수는 항상 “다방면의 지식을 갖춘 의사상”을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공학·생명과 인문·사회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갖춰야 환자를 이해할 수 있는 의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성장동력으로 의료산업을 바라볼 수 있는 혜안도 필요하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사와 병원의 모습을 알고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경제학·산업논리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의사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고교 시절 때 병원봉사 등으로 인턴십을 꼭 해보세요. 단순히 힘을 빌려준다는 차원이 아니라 병원이 돌아가는 모습, 의사들이 고민하는 것들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자기 적성이 의사에 맞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한창수(56) 교수





한창수 교수

- 2010년 대한민국 로봇대상 국무총리표창 수상

- 2008년 국내 최초로 웨어러블 로봇(옷처럼 착용하며 10배 이상 근력을 증강시켜 군사·산업·재활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로봇) 헥사(HEXAR) 개발 성공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초인 수트(suit)가 현실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 한 교수는 “인간-로봇 협업 매니플레이션(인간의 지능과 신경조직을 활용해 로봇을 조정, 물리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분야) 기술은 산업적 이용뿐 아니라 뇌졸증·척추손상 환자 등 재활목적으로도 활용 가능한 분야가 넓다”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 교수는 이런 가능성을 보고 로봇개발에만 일생을 걸어왔다. ‘헥사’ 개발은 외국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로봇특화대학인 중국 하얼빈대학 석·박사 10여 명이 한 교수 밑에서 배우고 싶다고 유학을 올 정도다. 늘어난 인턴들로 연구실은 언제나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래도 한 교수는 인턴을 하고 싶다는 학생의 요청이 있으면 거절하지 않는다.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학생을 보고 어떻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 길을 이끌어 주는 것이 교수의 역할인데요.”

한번은 학교 근처 찜질방에서 만난 학부생이 로봇에 관심이 있다고 하자 한 교수가 먼저 인턴활동을 제안했던 적도 있었다. 열정을 가진 제자라면 나이·시간·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로봇에 관심이 있다면 물리·기계·전기·디자인 등 제한을 두지 않고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자세가 우선입니다. 로봇만큼 융합적인 학문이 없으니까요. 심지어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심리학도 연구 대상이 되죠.”

■ 생명공학과 이상경(43) 교수




이상경 교수

- 2007년 『네이처(Nature)』에 세계최초로 ‘일본뇌염치료제’로 RNA 간섭(특정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 치료 가능성 입증.

- 2008년 『셀(Cell)』에 세계최초로 RNA 간섭 치료를 응용한 ‘면역세포에만 반응하는 에이즈 치료제’ 논문 발표,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효능평가 진행 중.

“수천, 수만 번을 반복해야 하는 지루함과 포기하고 싶은 심정을 이겨내야 되요.” 이 교수는 과학자의 자질로 “바보스러울 정도로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아무리 정교하게 계산된 실험이라 해도 성공확률은 매우 낮다. 심지어 운이 실험 성공의 95%를 좌우한다고 할 정도다.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할 당시도 이런 상황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난관은 특정 세포에만 반응하게끔 하는 전달체의 개발이었다.

공동연구를 진행하던 하버드 의과대학 샹카 교수팀에게서 요청이 들어왔다. 전달체 개발과 관련해 하버드 수재들도 해결방법을 찾기 못했다. 이것을 이 교수 지도 하의 한 석사과정 연구원이 2년을 끈질기게 달라붙어 결국 개발에 성공했다. “어느 날 새벽에 그 학생에게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처음에는 믿지 못했죠. 2년 동안 수천, 수만 번을 반복하면서 해낸 거예요.” 모든 걸 다 제쳐두고 전달체 개발에만 2년을 꼬박 시간을 쏟아 부었던 것이다. 결국 그 학생이 논문의 제 1저자가 됐다. “그 학생을 보면서 거꾸로 배웠습니다. 과학자로서의 첫 자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연구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지를 말이죠.”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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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