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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마음속에 그리던 한옥, 직접 지어 보시죠




한옥이 디지털화돼 문외한도 자유자재로 원하는 형태의 한옥을 설계할 수 있다.


원래 한옥은 동네 목수들이 지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지을 수 있는 집이었다는 말이다. 한데 주택이 양식으로 변하며 한옥 짓는 기술자가 희귀해지면서 전문 기술이 됐다.

그러다 보니 땅 있고, 돈 있어 한옥에 살고 싶다는 사람들도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들을 위해, 원하는 형태의 한옥을 설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완성된 형태의 한옥을 컴퓨터 3D영상으로 볼 수 있고, 실내 모습까지 구체적으로 구현된다. 자재업체부터 시공업체까지 연결해 준다. 한옥산업화협의회의 ‘내가 짓는 한옥’ 프로젝트다.

15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스타일박람회에서 ‘내가 짓는 한옥’이라는 이름의 부스에서 만날 수 있다. 17일에는 이를 주제로 세미나도 연다.

글=이정봉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첨단기술 덕 컴퓨터 게임하듯 짓는 한옥




이연한옥 조전환 대표가 미리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도면에 따라 한옥 모형을 만들고 있다.

“한옥을 짓는 것은 게임과도 같습니다. 30년 된 대목수가 아닌 한옥 건축을 전혀 모르는 초보자들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컴퓨터로 원하는 형태의 건물을 다 지어 놓고, 현실에 적용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목재·석재 가공부터 설비까지 이미 시스템도 갖춰져 있고요.”

한옥산업화협의회에서 설계·시공을 맡은 이연한옥 조전환 대표는 ‘내가 짓는 한옥’ 프로젝트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켜놓은 컴퓨터에는 번듯한 한옥 건물이 서 있었다. 정말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듯,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계자난간·창살 등의 세부 묘사까지 또렷했다.

그는 이를 ‘한옥 정보 모델링(HIM:Hanok Information Modeling)’이라고 했다. 키보드 화살표를 움직이니 바깥에서 한옥 내부로 화면이 움직였다. 마치 걸어 들어가는 듯 자연스러웠다. 1층과 2층을 오르내리며 실내를 구경할 수도 있었다.




짓기 전에 미리 한옥의 완성된 형태·내부 구조·시공단계 등을 볼 수있다. 한국스타일박람회에 전시될 한옥 부스(가장 아래).[위쪽부터 사진 제공 이연한옥]

이 프로그램에는 한옥 건축물의 정보가 모두 담겨 있다. 지붕 모양, 문 형태, 칸폭, 창방춤, 계자 문양 등 한옥을 지을 때 필요한 세부 정보를 빠짐없이 담았다. 처마가 들어올려진 각도도 이미 이 프로그램에 저장돼 있어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한옥은 원래 현대적인 형태의 도면이 없다. 대신 숙련된 도편수가 경험에 의해 목수를 부리고 자재를 짜맞춰 건물을 짓는다. 한마디로 도편수의 두뇌에 담겨 있는 모든 것들이 컴퓨터 프로그램 속으로 옮겨온 것이다. 조전환 대표는 “일반 한옥뿐만 아니라 경복궁·덕수궁 등 궁궐과 고택들의 정보도 모두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은 모두 수치가 계산돼 있어, 프로그램 속에서 칸폭을 바꾸면 한옥의 다른 부분들도 이에 맞춰 저절로 변경된다. 칸폭을 줄이면 도리와 서까래의 수치도 저절로 조정된다.

이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건물 정보 모델링)이라는 첨단 건축 기술의 한옥 버전이다. BIM은 건축물의 구조적 정보, 세부 치수까지 모두 컴퓨터 프로그램에 저장해 놓고, 변경 사항이 있을 때에는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설계 단계에서 생길 수 있는 오차를 건물을 짓기 전에 미리 고칠 수 있고, 완성된 형태의 건물을 3D 화면으로 볼 수도 있다.

건축 기간 100일 … 공사비도 40% 저렴

조 대표는 한옥의 세 가지 특성이 이런 첨단 기술의 적용을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옥은 이미 규모와 법식이 예부터 정리돼 있고, 구조 방법에 따라 부재의 크기와 종류가 대번에 결정되고, 해체와 분리가 쉬운 조립식 건물”이라며 “그래서 모든 것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수치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옥에 살고 싶은 사람들은 그래서 설계 과정부터 참여해 자신이 살 한옥의 완성된 형태를 짓기 이전에 미리 결정할 수 있다. 간살이 선택(한간 크기, 간의 배치 등), 양식 선택(민도리·익공식·주심포식 등), 단면 선택(기둥 높이, 도리 숫자 등), 지붕 선택(맞배지붕·우진각지붕 등), 창호 선택(위치·크기·모양 등)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즉 자신이 원하는 한옥의 도면을 제 손으로 그리게 된다. 도면이 나오면 바로 완성된 형태를 볼 수 있으며 입체도·평면도·단면도와 내부 구조도 볼 수 있다.

도면이 완성되고 시공에 들어가게 되면 모든 정보가 자재 가공업체와 건설·시공업체에 전달된다. 자재를 공사 현장에서 깎아낼 필요 없이 업체에서 이미 가공을 마친 자재를 운송한다. 현장에서는 조립만 마치면 건물이 완성된다. 전통 방식으로 짓지만 첨단 건축 기술을 쓰고, ALC 단열재 등 현대적 소재를 집어넣어 현대인이 사는 데 불편을 줄였다. 조 대표는 “한옥이 비쌌던 이유는 인건비이고 이는 대부분 현장에서 자재를 깎기 때문”이라며 “가공을 마친 재료를 쓰기 때문에 가격도 40% 싸고, 공사기간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보통 고급 한옥의 경우 평당1200만원쯤 하던 것이 800만원 정도로, 일반 한옥의 경우 평당 800만원쯤 하던 것이 450만~500만원으로 낮아진다고 했다. 공사기간도 100㎡(30평) 규모의 한옥일 경우 도면이 완성되고 나면 짓는 데는 100일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호텔 ‘라궁’ 지은 목수가 프로그램 개발

그는 2006년 경주에 한옥 호텔 ‘라궁’을 지으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 데 몰두했다. 독채가 16개, 목수가 100명이 넘게 달라붙는 대규모 한옥 공사라 옛 방식으로는 엄두가 안 나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고, 수학을 다시 공부했다. 45일 동안 꼬박 틀어박혀 한옥에 들어갈 모든 자재들을 수치 자료로 만들어 저장했다. 한옥 전체 구도, 내장재, 결구법까지 모두 디지털 작업을 마쳤다. 그렇게 HIM 기술이 나왔다. 너무 까발려지면 한옥의 은근한 맛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그는 “다빈치가 인체 비례를 수치화했지만, 그렇다고 인체 곡선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한옥을 짓는 방법을 디지털화됐지만 한옥 특유의 맛은 거기서 사는 이의 문화적 취향이 담겨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한국스타일박람회에서는 한옥을 짓는 방식으로 약 150동의 부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 한옥부스에 사용된 기둥·주춧돌 등 부재들은 박람회 기간 중 판매된다. 북미산 더글라스퍼(전나무) 기둥(19×19×255㎝) 1개와 화강암 주춧돌(28×28×12㎝) 1개 세트가 18만원. 10세트 이상을 구입하면 한옥 설계 컨설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문의는 이연한옥(031-455-6173). ‘내가 짓는 한옥’ 인터넷 카페(cafe.naver.com/eyoun)에 들어가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스타일박람회서 소개한 통영 세병관

아름답고 당당한 우리 건축의 절정






이번 한국스타일박람회에선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대표적 건축물로 경남 통영에 있는 세병관(洗兵館·사진)을 5분짜리 영상물을 통해 소개한다. 세병관은 이번 한국스타일박람회 예술감독을 맡은 손혜원 디자이너가 한국 전통 건축물 중 최고로 꼽는 곳이다. 손 감독은 “한국 건축물 중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세병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당대 최고의 건물”이라고 말했다.

 국보 제305호 세병관은 경남 통영에 있는 건물로 조선시대 수군 통제영이었다. 선조 37년(1604년)에 완공해 290년 동안 경상·전라·충청 3도의 수군을 총 지휘했던 곳이고, 멀리 남해를 바라보는 위용이 당당해 지방관아 건물로는 최고의 위치에 있다. 목조단층 건물로는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가장 큰 규모의 건물에 속한다.

 세병관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을 기리고자 선조가 짓도록 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병관 안에는 12 공방이 들어 있어 전국적으로 기술적·예술적 재능이 있던 이들이 모여 들었다. 그래서 당대 최고의 기술로 무기와 물건들을 만들던 곳이다.

 세병관 안에는 궐패가 있어 임금이 올라가는 자리를 따로 마련해 놓았다. 즉 임금의 권위가 미칠 정도로 권위가 있는 건물이라는 뜻이다. 세병관의 내부도 묵직한 기둥들 사이로 바깥이 한눈에 내다보이고, 대들보가 전면을 향해 안쪽 공간이 장엄한 모습을 이룬다.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이룬 지붕도 매우 긴 처마선을 자랑하며 깊이감이 탁월하다.

한복·한지·한식의 새로운 체험





‘2010한국스타일박람회’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으로 15~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한글·한복·한식·한옥·한지·한국음악 등 6개의 전시주제로 나뉘어 기획전·산업전, 참여행사 등을 연다. 한지 기획전에서는 한지를 지켜온 27개의 제조업체들이 모두 참여한다. 전국의 전통한지를 만드는 모든 업체가 모이며, 현재 나오는 모든 종류의 한지들이 전시된다. 한글 기획전은 ‘세종상상-임금이 만든 글자, 24자에 담는 천지만물의 소리’를 제목으로 서울여대 한재준 시각디자인과 교수가 6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모든 한글을 표현할 수 있는 놀이를 준비한다. 한복 기획전은 우리 고유의 색깔인 청(靑)과 홍(紅)의 강렬함과 고운자태를 보이는 전시를 열 계획이다. 중요무형문화재 한상수 자수장과 김기호 금박장이 전시를 맡았다. 한지벽지 바르기, 한지로 만드는 생활 소품, 손대패체험, 한복 스타일링 등 체험행사도 무료~3만원에 즐길 수 있다. 전시회 관람료 5000원. 홈페이지(www.koreathestyle.com) 참조. 02-398-7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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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