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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소셜네트워크는 ‘현대판 관세음보살’





부처가 중생 형편 한눈에 보았듯
현대인은 페이스북·트위터 통해
지구촌 곳곳의 일상 한눈에 파악
바야흐로 제2 ‘관계형 통신시대’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불가(佛家)에서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세상 모든 사람의 어려움을 굽어 살피는 부처라고 한다. ‘관세음’의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세상의 소리를 보다’라는 뜻이다. 왜 소리를 듣지 않고 ‘보다’라고 했을까.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 어렵지만, 수많은 사람의 소리를 동시에 듣는 것보다는 보는 것이 이해가 더 쉽고 빠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3000년 전 부처가 던졌던 이 ‘관세음’의 화두를 정보기술(IT) 발전 덕에 최근에야 깨우쳤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는 온 세상 사람이 동시에 소리치는 것을 시시각각 보고 있지 않은가.



 소셜네트워크를 선도하는 페이스북·트위터 등에 가입한 세계인은 줄잡아 6억 명이 넘는다. 그러나 숫자의 위력보다 더 막강한 것은 가입자들끼리 공유하는 ‘연결성’의 파워다. 대부분의 가입자는 ‘친구’ 또는 ‘팔로어(follower)’를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씩 갖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처럼 수십만 명의 팔로어가 있는 사람들도 있다. 친구 관계는 옆으로 또한 위아래로 계속 연결돼 핵의 연쇄반응처럼 빠른 속도로 확장된다. 소셜네트워크가 그토록 짧은 시간에 수억 명의 가입자를 갖게 된 이유다. 이런 ‘관계의 연결성’은 강한 ‘전염성’과 곧바로 연결된다. 세인들의 관심을 끌 만한 뉴스나 이슈는 거의 동시에 전체 가입자들에게 퍼져간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는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지진 사태를 TV보다 빨리 동영상으로 볼 수 있고 연평도 민간인 마을에 포탄을 퍼부은 북의 도발에 분노하는 국민의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야말로 지구촌 구석구석에 사는 사람들의 ‘소리’를 이제 한눈에 ‘읽고 보게’ 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가 갖는 또 하나의 힘은 그 관계 형성의 특수성이다. 네트워크상에서 수억 명이 서로 친구의 친구, 팔로어의 팔로어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공통 관심사에 대한 그루핑(grouping)이 형성된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든, 희귀병을 앓는 사람들이든 그들만의 리그, 곧 또 하나의 특수한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 위치정보가 더해지면 또 다른 차원의 세상이 열린다. 나와 특수한 관계인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여행지 정보를 주고받거나 직접 만나는 등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진 다차원의 새 통신수단이 탄생할 것이다. 기존의 것이 ‘대화형 통신’이었다면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제 2의 통신은 ‘관계형 통신’이라 말할 수 있겠다.



 관계형 통신은 소셜미디어가 탄생하는 모태가 된다. 어떤 이슈가 생겨났을 때 그 이해관계자들이 모이면 순식간에 하나의 거대한 토론장이 형성된다. 많은 사람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무료 제공하기 때문에 여기서 얻는 데이터들은 인위적으로 생성된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다. 소셜미디어가 주는 이런 객관적 통찰력은 정부와 기업이 국민이나 고객의 의견을 듣고, 그 채널을 통해 적극적 소통을 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향후 이런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뽑아내는 새로운 분석기법들이 생겨나면 국민 여론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고객의 생각은 어떤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세상은 바야흐로 급속히 ‘연결된 사회’로 가고 있으나 개개인의 내부는 진정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무한히 확산되는 새로운 관계들은 오히려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관계의 외연과 자아의 내면은 서로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가 더 진화한 ‘제3의 통신’은 다시 ‘나’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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