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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길 중의 길’을 달리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항구에서 경포 도립공원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여름이면 자동차로 정체가 심한 길이지만 겨울엔 한적한 맛이 살아나는 길이다.







여행기자가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공간은 길바닥이다. 정확히 말하면 비좁은 차 안이다. 일주일에 이틀꼴로 나가는 출장의 운행거리는 평균 1000㎞ 이상. 최소 10시간은 차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출장 가는 날 아침. 자동차 시동을 켜기 전 몇 가지 채비를 확인한다. 우선 휴대전화 이어폰부터 꽂는다. 그래야 핸들을 잡고도 속 편히 통화할 수 있다. 떠돌이 생활로 소원해진 친구의 안부를 묻고 출입처 사람들과 취재를 빙자한 수다를 떤다. 운전 중 통화는 졸음운전을 막는 나름의 비법이다.



 조수석 시트 위엔 물건 두 개가 놓인다. 하나는 카메라. 만일의 사태, 그러니까 우연히 마주치는 장면에 대비한 최소한의 준비태세다. 다른 하나는 지도다. 내비게이션을 작동하지만 지도는 한 번도 빠뜨리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에만 의존하면 그 길은 다시 찾아가기 힘들다. 무엇보다 내비게이션은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한다. 여행은 비록 출장이어도 상상 속 풍경을 확인하는 일이다.



 혼자 길 떠나는 아침은 늘 지루하다. 일부러 과속을 하기도 하고, 고래고래 악쓰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심심하다. 차창 밖 풍경도 서너 시간 되풀이되면 심드렁하다. 여행은 일이 될 때 맥이 풀린다. 설렘의 감정을 애초부터 차단하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여행이란 말이 있다. 여행기자에겐 사치처럼 들리지만 가끔 일탈을 꿈꾸는 편이라면 왠지 끌리는 여행 방식이다. 본래 운전은 여행의 방법이지 목적이 되지 못한다. 그래도 드라이브 여행은 관용어구처럼 쓰인다. 운전을 해서 목적한 장소로 이동하는 행동을 드라이브 여행이라 명명했을 때, 여기엔 은근한 낭만과 일탈의 여유 따위의 감상이 슬그머니 포개진다.



 국토해양부가 2006년부터 진행해 온 전국 경관도로(Scenic Road) 선정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소식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신청한 168개 구간 중에서 최종 후보 52개 구간을 추렸다고 한다. 선정 결과는 한 달쯤 뒤 발표된다. 이 52개 구간 중에서 겨울 드라이브 여행에 어울리는 10개 구간을 골랐다.



 겨울은 드라이브 여행의 계절이다. 모진 삭풍 피하며 눈이 호강할 수 있어서다. 실타래처럼 엉킨 생각을 정리할 때도 드라이브 여행은 효과가 있다. 팔다리가 단순 동작을 반복하는 동안 머리만은 한결 맑아진다. 드라이브 여행을 나설 때 옆자리는 비워두는 게 좋다. 어차피 운전은 혼자서 하는 행위다. 여행기자는 대신 김광석 CD를 꼭 챙긴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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