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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내 탐지’ 불가능, 북 방사포 쏘고 빠질 땐 무용지물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286급 거북이 컴퓨터’로 작동하는 한국군 대포병레이더







<1>AN/TPQ-37 미국 레이시언사가 제조한 미군의 대포병 레이더. 탐지거리는 50㎞다. 한국군은 1990년대 중반 이 레이더를 6기 구입했는데 전자전 대항능력과 전자지도가 제외된 기본형을 사왔다.<2>아서 스웨덴 사브의 제품이다. 원래 박격포 탐지용 소형 레이더를 개량했다. 탐지거리는 50㎞급이지만 실제론 20~30㎞ 실사 실험만 했다. 또 전자전에 약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11년까지 군이 6대를 인도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한 보복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로 대포병 레이더의 능력 부족이 꼽히는 가운데 전체 전선의 한국군 포병도 레이더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주된 위협인 북한군 방사포가 사격한 뒤 철수하기 전인 4~5 분 내에 대응 사격해야 2차 포격을 막지만 연평도 포격 때처럼 현재 대포병 체제론 즉각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시 공격을 받아도 역공이 어렵다는 평가가 군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그 이유론 대화력전 임무를 수행하는 3군 사령부 내 대화력전본부의 대포병 레이더 ‘AN/TPQ-37’이 1990년대 중반 구입 당시 첨단 능력이 결여된 저가의 보급형이었으며 이후에도 개량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꼽힌다. 나아가 신형 레이더 ‘아서’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방사청이 또 제1 기준을 ‘저가’로 설정, 여전히 ▶탐지거리 미흡 ▶전자전 능력 결여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대포병 체제 구축에 필요한 레이더 수량도 부족하며 즉각 대응에 필요한 지휘자동화시스템과 무선 네트워크도 불안정하다는 문제점도 있다.



한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가정했다.

“연평도 공격을 ‘성공’이라고 평가한 김정은은 서부 전선 도발을 지시했다. 북한군은 연평도 포격에서 드러난 한국군 대포병 레이더의 취약성을 이용했다. 2011년 새해 벽두. 경기도 북부 지역, 휴전선 인근 북한군 240㎜ 방사포 20문이 갱도를 나와 서울 북부 교외 지역을 기습했다. 첫 사격 1~2분 사이 300여 발이 떨어졌다. 100㎏급 열압력 탄두는 건물을 파괴했고 대형 화재가 일어나 많은 사람이 죽었다. 한국군은 레이더로 즉각 발사지역을 탐지해 포격했다. 연평도 대응 사격에선 13분 걸렸지만 이번엔 8분 만이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방사포는 1~2분 내 사격을 마치고 7분 뒤엔 갱도 안으로 들어가 재장전을 하고 있었다. 다른 지역 갱도에서 방사포가 나와 또 300여 발을 퍼부었다. 서부전선엔 300여 문의 방사포가 있다.”



공군 출격에도 최소 20분은 걸려

한국군 포병이 북한의 기습 공격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은 북한군의 ‘방사포로 기습 사격 뒤 최대한 빨리 이동하는 전술’ 때문이다. 북한군 방사포의 전술은 ‘1~2분 사격, 4~5분 철수 작업, 7~10분 내 철수’다. 따라서 ‘4 분 내 대응 초탄(初彈)발사’가 핵심이다. 그것도 정밀 사격해야 한다. 그러나 야포는 본질적으로 정밀도에 한계가 있다. 보통 사거리에 따라 탄착명중률(CEP)이 50~200m 정도 된다. 확실히 방사포를 파괴하려면 많은 포를 동원하거나 정밀해야 한다. 정밀 유도포탄은 연구 중이지만 비싸서 대량 동원이 어렵다. 현재는 ‘저렴하게 정밀도를 높이는’ 탄도수정신관이 연구되고 있다. 유도무기는 아니지만 날면서 스스로 사거리를 수정하는 스마트탄이다.



그나마 빠른 대응을 하려면 북한군 야포를 상시 감시하는 레이더 체제가 가동돼야 한다. 레이더 정보를 무선으로 받아 실시간 분석, 즉각 사격할 수 있게 하는 포병지휘자동화 시스템이다. 그런데 현재 대북 포병전을 주관하는 3군 대화력전본부의 주레이더 ‘AN/TPQ-37’은 90년대 도입된 구형으로 컴퓨터와 수동 조작이 결합된 형태여서 대응 시간이 지연된다. 미 레이시온사에서 구입할 때 XT급 컴퓨터가 달린 구형의 보급형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관련 소식통은 “현재 운용 중인 TPQ-37 시스템은 레이더가 좌표를 숫자로 찍어주면→담당자가 이를 판독해 컴퓨터에 입력→포대 지휘소(FDC)로 보내고 이 좌표로 자주포 컴퓨터에 사격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이라며 “중간에 수동 작업 과정이 있어 에러와 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또 수량도 부족해 상시 고정 가동이 안 된다. 공격을 피하려면 같은 섹터에 최소 2개 이상 배치해 이동하며 교대로 운용해야 한다. 예비 장비도 필요하다. 군 소식통은 “그러나 현재는 기본

적 수량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자전 능력도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자전 능력이 한국군의 정밀유도무기 작전을 방해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 관련 전문가는 “북한은 공격전에 강력한 전자전 장비로 아군 레이더의 감시를 방해할 것”이라며 “현재 우리가 운용하는 대포병 레이더는 이런 전파 방해에 취약하다”고 했다. 군 내부에선 10여 년 전부터 성능개량을 요구했지만 지지부진하다.



이런 장애가 종합돼 시스템 전체의 능력을 저하시킨다. 전시전작권이 이양되면 미군이 맡고 있던 수도권 대화력전 임무는 3군 사령부 내 대화력전본부가 수행한다. 이를 위해 ‘본부-각종 감시장비-야전 포대’를 연결하는 무선 데이터 링크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군내 실무급 장교들은 “현재 운용 중인 전술통신망 ‘스파이더망’이 그 역할을 하는데 실제론 무선 데이터 전송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한다. 무선망이 필요한 것은 북한군 탐지에 따른 공격을 피하기 위해 상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은 ‘무선’을 ‘유선’으로 대체해 시험을 통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김동성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육군이 규정대로 무선장비를 이용하지 않고 편법으로 유선을 깔아 요구되는 4분여 시간 규정을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국방부는 2007년 새로운 대포병 레이더 6기를 구입했다. 그러나 이 역시 성능보다 ‘저가’가 주된 기준이어서 군내에도 불만이 많다. 당시 방사청 구매 입찰엔 미국 레이시온의 ‘TPQ-37/RMI(개량형)’와 이스라엘 엘타사의 ‘EL/M-2082’, 스웨덴 사브사의 ‘아서’가 참가했다. 그런데 방사청은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성능이 가장 안정된 TPQ-37/RMI를 우선 탈락시킨 뒤 아서로 결정했다. 아서는 원래 ‘박격포탄 탐지용’ 단거리 소형 레이더였는데 성능을 개량시킨 것이다. 따라서 육군이 요구하는 ‘50㎞급 작전’에 맞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험장이 없어’ 사브사는 ‘20㎞급 실험’만 했다. 육군도 수락시험에서 ‘30㎞급 실험’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이 요구하는 작전 성능을 갖췄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북한의 방해 전파에 대응하는 ‘주파수 도약’이 제한돼 전자전에도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포병 탐지 전력으로 레이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인기도 있다. 그러나 탐지 범위가 짧고 체공시간이 제한돼 레이더를 대체할 수 없다. ‘그러면 공군이 있다’는 사고방식도 위험하다. 공군 전투기가 갱도 공격용 무기를 장착하고 출격해 공격하려면 초탄 공격 후 20분은 걸린다. 전시도 아닌데 항상 떠서 ‘언제 기습할지’ 방사포만 주시하고 있을 수는 없어 기지에서 날아 와야 하기 때문이다. 또 갱도 진지를 파괴할 수 있는 공군의 정밀유도무기 수량도 한계가 있고 또 너무 비싸서 대량 운용도 어렵다. 특히 현재론 산 뒷면의 갱도를 공격할 무기가 실전 배치되지도 않았다. 한국형 합동직격탄(JDAM)인 활강유도무기(KGGB)는 개발 중이다.



요컨대 첫 포격 이후 최대 20여 분까지는 교대 사격하는 북한 방사포를 한국군 단독으로 제압해야 하는데 ‘눈이 시원치 않은’ 한국군 포병에겐 아주 어려운 임무다. 주한 미군이 대포병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는 데 90년부터 2000년 초까지 10년이란 시간과 상당한 비용이 필요했다. 한국도 집중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안성규 기자김병기 디펜스타임스 편집위원 ask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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