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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기금 모이면 컴백”… 트위터페이스북 계정 폐쇄 행렬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김수경의 시시콜콜 미국문화 - 할리우드 스타들의 온라인 사망 선언









“레이디 가가가 죽었다”고 말한다면 세계적 스타가 죽었는데 왜 여태 몰랐지, 라고 모두 의아해할 것이다. 하지만 레이디 가가(사진)뿐만 아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어셔, 킴 카다시안, 세리나 윌리엄스도 죽었다. 이쯤 되면 만우절도 아닌데 웬 헛소리냐고 타박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리 이곳까지 들려오는 듯하다.



이들은 스스로 자신이 죽었다고 공표했다. 단, 온라인상에서다. 그 증거로 이들은 수천만 명의 팬과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을 폐쇄했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미국의 자선단체인 ‘킵 어 차일드 얼라이브(Keep A Child Alive)’는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에이즈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기금 모금에 나섰다. 이 단체의 홍보 대사인 여가수 앨리샤 키스는 기금 마련에 다른 스타들을 동참시키기로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른바 ‘디지털 삶의 희생(Digital Life Sacrifice)’ 캠페인.



스타들은 ‘마지막 트위트와 유언(Last Tweet and Testament)’이라는 제목의 홍보 동영상 속에서 일제히 관 속에 누웠다. 스타들이 디지털 세상에서의 생명을 희생함으로써 실제 세상의 생명을 살려낸다는 그런 의미다. 그리고 이 스타들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는 100만 달러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특정번호로 ‘생명을 산다(Buy Life)’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휴대전화 요금으로 10달러가 청구되는 식이다.



목표 액수가 채워지는 날 스타들은 온라인상에서 다시 부활하게 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을 다시 연다는 얘기다. 다소 어이없는 설정이지만, 이 캠페인은 바로 그 점을 노렸다고 한다. ‘킵 어 차일드 얼라이브’의 회장 리 블레이크는 “사람들이 스타 한 사람의 죽음에는 엄청난 관심을 보이면서도 우리 곁에서 죽어가는 수백만 명의 죽음에는 무관심하다”며 “이 캠페인은 사람들의 이러한 무관심에 대한 풍자”라고 말했다.



에이즈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는 한국에 비하면 이들의 아이디어가 참신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기부를 유도하는 방식도 그저 돈을 기부하라고 설파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 스토리를 만들기까지 하는 성의를 보였다. 하지만 더욱 놀라웠던 것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온라인 미디어의 위력이다. 이 매체들을 통해 스타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 일종의 협박 아닌 협박이 될 만큼(그래서 일반인의 주머니를 열게 할 만큼) 그 영향력이 대단해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스타들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빨리 그들의 근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이다. 스타들의 결혼선언, 이혼선언, 공개구혼, 동성애자의 커밍아웃, 정치적 의견 표출 등도 간단한 트위트 몇 줄로 이뤄지는 세상이다 보니 이제는 연예정보지들이 이들의 미디어를 보고 한발 늦게 기사를 쓰는 식이 돼 버렸다.



나 같은 디지털 문외한에게는 여전히, 사람들이 스타들의 페이스북 살리자고 돈을 기부할까 싶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 보면, 소녀시대 페이스북을 수시로 드나드는 전국의 수많은 삼촌 팬이 이제는 그들의 소식을 직접 확인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돈 1만원쯤 흔쾌히 내어놓을 것이라고 상상하니, 어쩐지 금세 이해가 되는 기분이었다.




김수경씨는 일간지에서 문화부 기자로 근무하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유학하고 있다. 대중문화 전반에 폭넓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수경 sisikolk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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