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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소기업 대출, 민간에만 맡겨선 안 돼







노용환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은행 본연의 기능은 자금이 필요한 수요자와 자금 여력이 있는 공급자를 중개하는 데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자금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유지하기란 이론처럼 쉽지 않다. 수급이 좋아진다 하더라도 은행의 대출관행은 별반 차이가 없다. 은행은 자신들의 안전 마진을 위해 물적 담보가 충분한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출에 나선다.



 리스크 관리라는 멋진 포장이론 속에서 은행의 금융중개 기능이 무력화된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은행은 정책금리를 낮게 유지해 경기부양을 기대하고 있는가 보다. 금리가 낮으면 미래 유망성이 유일한 담보인 기업이 계획한 대로 투자할 여건이 조성된다고 보는 것인가? 물적 담보에 기댈 수 없는 중소기업에는 어느 민간은행도 선뜻 자금을 내주는 곳이 없다. 영리를 추구하는 은행에 물적 담보가 없는 기업의 유망성을 신뢰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해결책은 정책금융의 틀에서 찾을 수 있다. 금리를 낮추어도 꼭 필요로 하는 기업에 자금이 흘러 들어가지 않는 시장 실패에 대해 정부가 나서야 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모두 타당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침체되면 민간 금융회사들은 이에 순응해 대출금을 회수하고 대출을 축소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행태를 보인다. 이때가 기업들이 더욱더 자금을 필요로 하는 시기인데도 말이다. 경제위기 시 대출을 축소하는 것은 사실 은행 입장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이다. 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위축이 기업부실을 초래하고 이것이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부도위험에 처한 유망 중소기업에 저금리 기조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는 순진한 발상이다. 정부가 그토록 중시하고 있는 신성장 유망 중소기업의 육성도 민간 금융기관의 자율적인 대출 의사결정에만 의존해서는 한낱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금리수단은 신용보증 같은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정책에 비해 기업에 자금이 전달되는 속도도 더디고 효과도 제한적이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위기 시 안정적 고용 유지와 창출을 통해 우리 사회를 지켜주는 사회안전망으로 말이다.



노용환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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