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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햇볕정책’ 단어에서 한 발도 못 나간 민주당







선승혜
정치부문 기자




1일 오전 30분 남짓 공개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햇볕정책’이란 단어가 26번 등장했다. 전날 손학규 대표가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고 한 발언의 여진 때문이다. 최고위원들은 저마다 햇볕정책 옹호론을 폈다. 특히 정동영 최고위원은 “햇볕정책의 기본 철학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며 “지도부가 확실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 대표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투였다. 이에 손 대표는 “햇볕정책은 민주당 대북정책의 기조”라고 못 박았다.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한 것과는 다른 뉘앙스였다. 이날 회의를 지켜보면서 실감할 수 있었던 건 ‘햇볕정책’이 민주당에선 헌법과 같은 위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회의에서 ‘햇볕정책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는 지도부 인사는 없었다. 이인영 최고위원이 10·4 선언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을 언급하며 대북 특사 파견을 주장한 게 구체적 방책의 전부다.



 최고위는 매일 아침 당 지도부가 국민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자리다. 당이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에 따라 표는 올라갈 수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한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내는 목소리는 ‘햇볕정책이 최고다’라는 추상적인 레토릭 수준에 그치고 있다. “햇볕정책은 민주당의 확고한 정체성이면서 대한민국의 길, 역사의 길”(이인영)이라는 주장 등이 그 예다. 1일 최고위원회의에선 지금 정국에서 햇볕정책을 펴야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목소리가 나왔어야 했다. 그래야 민주당이 지고지선이라고 주장하는 햇볕정책의 실효성 여부를 국민이 따져볼 수 있지 않겠는가.



 민주당은 2012년 대선에서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제1야당이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한 현 정부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서도, 북한엔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국민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다수로 나오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그런 이들을 민주당은 어떤 논리로 설득시킬 것인가. ‘햇볕정책은 무조건 옳다’라는 것 이상의 구체적 얘기가 당 지도부의 입에서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선승혜 정치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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