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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보면 뮤지컬, 저리 보면 오페라





‘한국의 번스타인’ 꿈꾸며 첫 오페라 ‘연서’ 쓴 최우정 서울대 교수



‘연서’의 작곡가 최우정씨는 오페라와 뮤지컬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최우정(42)씨는 ‘모범’ 작곡가였다. 어린 시절 바이올린으로 음악을 시작했고, 방향을 약간 바꿔 서울예고 작곡과를 나왔다. 서울대 음대를 거쳐 오스트리아·프랑스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국제 콩쿠르 및 세계적 음악제에 작품이 입선·발표되는 경력도 쌓았다. 뜻밖의 만남이 있었다. “1993년 유학 중 잠깐 한국에 들어왔을 때에요. 친동생이 영화·연극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윤택 연출의 ‘바보각시’를 보러 가자고 했어요. 이렇게 우연히 보게 된 작품이 바로 제가 원해왔던 공연예술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훌륭한 쇼를 위한 음악이죠”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공연




‘바보각시’는 음악이 많지 않은 연극이다. 하지만 그는 음악이 작품의 훌륭한 도구로 쓰이는 점에 감탄했다. “이윤택 감독을 찾아가 무작정 저를 써달라고 했어요. 그렇게 ‘연희단 거리패’에 들어갔죠.” 연극 음악을 쓰며 대중을 만났다. 자신만의 미학에 빠진 현대 작곡가의 모습이 그때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주의는 없다=최씨는 2002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됐다. 비유하자면 그는 작곡과의 ‘산업화 담당’이다. 지난해 뮤지컬에 관심 있는 작곡과 학생을 모아 대학로서 실험적 작품을 올리기도 했다. “음악은 실용적이어야 해요. 학교에서 학문적 기반을 튼튼히 쌓은 작곡과 학생들이 게임 음악도 만들고 영화에도 참여하면 문화 일꾼이 되죠.”



 그래서 기존 작곡가들처럼 예술적 이상을 위해 혼자 걸어가지 않는다. 1일 개막한 오페라 ‘연서’에도 그 기질이 묻어있다. 그의 첫 오페라다. 작곡가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줄 기회지만 그는 손사래를 친다. “아니에요. 오페라 ‘연서’에 작가 최우정은 없어요. 훌륭한 ‘쇼’를 위한 음악이 있을 뿐이죠.”



 청중 입맛에 맞게 음악을 썼다는 말이다. 작곡가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은 아닐까. “레너드 번스타인을 보세요.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캔디드’만 봐도 오페라인가 하면 뮤지컬이고, 달리 보면 쇼인 음악을 썼어요. 당시 현대 음악이나 클래식·재즈·민속음악을 모두 끌어안았죠.”



 그는 “현대의 많은 작곡가들이 훌륭한 작품을 쓰고 있죠. 하지만 과연 저녁 먹고 친구와 함께 들을 만한 음악인지 회의가 들곤 해요”라고 했다. 대중이 듣기 편한 음악을 ‘죄악시’하는 현대 작곡가들에 대한 일침이다.



 ◆장르가 없는 음악=‘연서’는 조선시대 기생과 머슴의 사랑이 현대까지 이어지는 러브 스토리다. “현재 한국의 공연은 두 종류죠. 미국 브로드웨이식 뮤지컬, 아니면 19세기 유럽 낭만주의의 오페라죠. 하지만 그 사이 수많은 단계가 있다는 것을 이 작품에서 보여주려 합니다.”



 그래서 ‘연서’는 이리 보면 뮤지컬, 저리 보면 오페라다. 동양의 선율과 서양의 화성이 겹치다 흩어진다. 장르를 구분할 만하면 도망가는 음악이 2시간 동안 이어진다. 클래식 청중과 대중음악 청중의 구분도 사라진다. 작곡가가 전에 없던 ‘최우정 청중’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호정 기자



▶오페라 ‘연서’=4일까지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공연 추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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