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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 리스크

어떤 나라에 투자나 대출을 했을 때 돈을 떼일 위험을 가리키는 ‘컨트리 리스크’. 한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그것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푸대접을 받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요소를 반영하는 게 컨트리 리스크지만 두 나라의 공통분모는 군사적 대치 상황에 따른 전쟁 위험이다.

김광기의 시장 헤집기

한국이 하루가 멀다하고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이스라엘과 동급으로 취급받다니…. 우리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현실은 엄연히 그렇다. 해외 투자자들 시각에선 그게 그거란 판단일 거다. 거꾸로 얘기하면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이미 이스라엘 수준의 위험을 각오하고 돈을 넣고 있는 것이다.

컨트리 리스크를 반영하는 평가지표들을 보면 두 나라는 그야말로 막상막하다. 먼저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국가 신용등급을 보면 둘 다 A1 등급(무디스 기준)이다. A1 등급은 위에서 다섯 번째 단계로 중국과 체코·오만·칠레 같은 나라들이 여기에 속해 있다.

다음으로 해외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보험료. 한국의 CDS 지표는 천안함 사태 후 한때 이스라엘을 추월했다 내려앉았지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100bp를 넘어 다시 이스라엘 수준(110bp)에 근접했다. 장기 추세로는 이스라엘이 좀 높지만 한국은 변동성이 훨씬 크다.

마지막으로 증시의 저평가 정보를 보여 주는 주식 디스카운트. 주식값과 수익성을 비교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한국은 9.5배로 이스라엘(10.4배)보다 낮게 평가받는다. 선진국 PER 평균(12.3배)과 비교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30%나 된다. 만약 삼성전자가 미국 기업이라면 주가가 단숨에 100만원을 넘어 20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얘기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큰 동요를 보이지 않자 해석이 분분했다. 그중 가장 그럴듯한 게 ‘학습효과’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태가 터졌지만 안보 불안은 단기에 그쳐 오히려 돈 벌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사자’ 행렬도 그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하긴 이미 이스라엘급으로 평가받는 마당에 얼마나 더 떨어지겠느냐는 배짱도 통할 법하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슬금슬금 커져 왔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7년 10% 안쪽으로 줄어들었던 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다시 30%까지 확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유증도 있겠지만 북한의 의도적 도발에 MB 정부가 무능하고 부실하게 대응한 데 따른 실망감 때문은 아닐까? 전쟁 억제는 말로 떠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햇볕정책이란 당근을 버렸으면 채찍이라도 단호하게 써야 했다. 이도 저도 아닌 채 일이 터질 때마다 허둥대기 일쑤다. 이래선 북한의 도발 책동을 꺾을 수 없다.

연평도 포격 사흘째인 26일 서울 증시의 주식값과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MB 정부의 무능함을 탓하는 시장의 경고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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