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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생명의 함정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수백 년을 산다는 거북도, 수천 년을 산다는 거대한 수목도 언젠가는 생명이 다할 날이 온다. 생명을 가진 존재의 한계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많이 늘어나 이젠 아프리카 몇몇 나라를 빼면 70~80세에 이른다. 많은 과학자가 미래에도 평균 수명이 꾸준히 늘겠지만 100∼120세가 한계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치명적인 질병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졌고, 첨단 치료 기술과 신약이 개발되면서 웬만한 질병은 극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숨은 유지하더라도 기능을 다해 가는 육체는 어찌할 수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평균 수명이 한없이 늘어나는 게 불가능하다고 본다.

인간의 생명이 다할 때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동시에 기능을 정지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한두 장기가 기능을 다함으로써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수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가 중요한 한두 개의 부품이 망가져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자동차는 고장 난 부품을 갈아 끼워 다시 움직일 수 있지만 인간의 장기는 그럴 수 없다. 뇌사 상태에 빠진 다른 사람의 장기를 기증받아 이식한들 이식 후 인체의 거부반응과 계속 싸워야 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남아 있다.

이런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각국에선 줄기세포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기 자신의 세포를 사용해 어떠한 장기라도, 원할 때나 필요할 때에 거부반응 없이 바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약 이 연구가 완벽한 성공을 거둔다면 과학자들이 한계라고 예상하는 수명을 훌쩍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 대부분의 세포는 분화 과정을 통해 이미 그 운명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각각 주어진 기능만을 담당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간 세포는 간의 기능만, 폐 세포는 폐의 역할만 담당하는 식이다. 그 때문에 간이 기능을 상실할 경우 건강한 폐가 있다고 해도 간 기능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된 뒤 초기 상태의 배아 줄기세포는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을 다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그 세포 안에 갖고 있다.

이미 발달 과정을 마친 성인의 몸에도 극소수의 줄기세포가 남아 있다. 이들은 끊임없이 혈액세포와 피부세포를 만들어 내고 상처가 난 부분을 회복시킨다. 다만 배아 줄기세포와는 달리 모든 장기를 다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그러나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신야 야마나카 교수팀은 이미 분화가 끝난 세포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줄기세포로 변형시키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줄기세포를 다시 조작해 인위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장기를 만드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멀지 않은 시기에 적어도 손상된 장기 부위를 줄기세포로 간단히 수리하는 정도는 가능하리라.
다시 원초적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만약 과학기술의 발달로 어떠한 장기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를 자유자재로 이식할 수 있다면 인류가 끊임없이 꿈꾸던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까. 그러한 시대가 온다면 마지막 남은 과제는 어떻게 늙어 쇠퇴해 가는 뇌를 바꿀 수 있느냐로 집약될 것이다.

뇌는 단순히 장기만 바꾸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의 뇌 속에 저장돼 있는 모든 정보를 새로운 뇌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요즘 공상과학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인간의 뇌에 있는 정보를 컴퓨터로 옮긴 뒤 다른 뇌로 이식하는 것 말이다. 가능성 여부를 떠나 상황이 그쯤 되면 근대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가 던졌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와 ‘존재’의 의미 역시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편도훈 경북대 미생물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바이러스학과 종양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냈다. 미국암연구 학회와 바이러스학회 등에서 활동 중이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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