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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버냉키 FRB 의장, 불장난 그만”









금융위기가 불거진 뒤 아시아가 세계 경제성장을 이끄는 운전자 역할을 하면서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향후 5년 이내에 아시아의 경제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합친 것만큼 커질 것이다.



 반대로 아시아가 부상하는 동안 옛날 선진 7개국(G7)으로 이뤄진 부유한 선진국들은 ‘돈의 함정’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여전히 진행형인 경제침체가 정부의 통화정책 수단을 무력화시킨다면 중앙은행들은 ‘통화 팽창 2라운드’에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이런 상황이 빚어지면 투자자의 돈은 달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신흥국의 단기 고수익 상품에 몰려들면서 ‘핫 머니(Hot money)’로 바뀔 것이다. 그 결과로 아시아와 남미에선 위험한 자산 거품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강한 달러를 사수하겠다는 수사(修辭)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촉발된 뒤로 약한 달러 가치는 미국 기업들의 수출을 늘려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에 힘입어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도 5월 이후 처음으로 1만1000선을 넘었다. 2002년 초 이후 달러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최근엔 이런 흐름이 더욱 두드러진다.



 8월 말 이후 벤 버냉키 FRB 의장이 통화팽창 얘기를 꺼내면서 달러의 가치는 7% 넘게 추락했다. 미국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재무부가 발행하는 물가지수 연동형 국채 상품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고 있다(손해보고 산다는 뜻이다. 돈이 풀려 앞으로 물가가 오르면 이익이 날 것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시 부상한 뒤 FRB는 2011년 중반까지 6000억 달러(약 660조원)의 부양자금을 풀기로 결정했다. 이는 영국과 일본, 다른 선진국에서 비슷한 정책을 촉발할 방아쇠가 될 수 있다.



 반면 신흥국들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인민은행은 물가 상승과 자산 거품을 가라앉히기 위해 1년짜리 예금 및 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려 2.5%와 5.56%로 만들었다. 2007년 이후 처음 단행한 인상이었다. 인도 중앙은행도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 이자율은 0.25% 높은 6.25%가 됐다. 중국은 앞으로 금리를 더 올릴 것을 시사하고 있다. 브라질의 기두 만테가 재무장관은 미국 FRB가 통화팽창에 나선 뒤 “헬리콥터에서 아무리 돈을 뿌려봤자 소용없다”며 항의했다(벤 버냉키 FRB 의장의 별명이 ‘헬리콥터 벤’이다). 독일 재무장관도 미국의 정책에 대해 “멍청한 짓(Clueless)”이라며 비난했다.



 현재 세계는 두 개로 나뉘고 있다. 저성장을 하는 미국과 성장 탄력을 받은 신흥국 및 자원보유국이다. 통화팽창 정책은 이런 간극을 확대할 뿐이다. FRB는 약발이 떨어질수록 미개척 영역으로 돌진할 것이고, 예기치 못한 결과와 미증유의 부수적 피해를 부를 수 있다.



 달러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면 투자자들의 미국 탈출을 촉발할 수 있다. 버냉키 의장은 2002년의 유명한 연설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이 단행한 1933~34년의 달러 가치 40% 하락은 외환정책이 경기침체 극복에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의 지구촌 경제는 1930년대보다 훨씬 더 긴밀하고 의존적으로 연결돼 있다. 중국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최근 “미국 달러를 찍어내는 곳이 통제가 안 돼 국제 원자재 값이 계속 오른다”고 불평했다. 그 결과 중국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 FRB의 정책과 핫머니 확대가 가져오는 충격은 극적이다. 올 3분기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940억 달러 늘었다. 660억 달러의 무역흑자와 230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훨씬 웃돌았다. 그 차이는 핫머니 유입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댄 스타인복 인도·중국·미국 연구소 연구국장



더 중요한 것은 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지거나 중국 위안화 가치가 크게 올라가면 세계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90년대엔 신흥국들이 G7 경제에 의존했지만, 최근 10년 동안엔 중국 경제에 기댔다.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신흥국에서 빈곤을 악화시킬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임 시절, 미국은 일방적 외교안보 정책으로 고립됐다. 오바마 시대엔 일방적 경제 정책이 같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선도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자신들 정책의 지구적 함의를 고민해야 한다. G7이 더 이상 성장을 끌고 가지 않는 세상에서 종이돈을 찍어내는 것은 불장난과 같다.



ⓒProject Syndicate

댄 스타인복 인도·중국·미국 연구소 연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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