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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온실가스 감축, 생활 습관만 바꿔도 된다







이 진
그린스타트 네트워크 대표, 웅진그룹 환경담당 부회장




몇 해 전 환경단체 사람들과 함께 독일에 간 적이 있었다. 꽤 쌀쌀한 가을날씨였다. 하이델베르크의 성(城)을 보겠다고 다같이 움직이는데, 감기 기운이 있다고 일행 중 두 명이 버스에 남았다. 돌아와보니 두 사람의 불만이 가득했다. 기다리는 동안 추워서 버스기사에게 히터를 틀어달라고 했는데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중에 한 명은 임신부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주차장에서 공회전을 하면 패널티를 물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였다면 당연히 히터를 틀어줬을 것이다. 비까지 와서 추운 데다 임신부라는데 어떻게 안 틀어주겠는가. 그런데 독일은 그렇지 않았다.



 바로 이 모습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우리가 배워야 할 자세 아닌가 생각한다.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 저탄소 생활로 가겠다는 법이나 지침을 만들었을 때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지키는 것이 선진화된 유럽의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시내 곳곳은 평일이나 주말 없이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밤이 되면 과도하게 밝은 조명들로 낮을 방불케 할 정도로 환하다. 우리 사회가 과거처럼 대량생산·대량소비 체제에 너무 젖어 있는 것은 아닐까.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하던 과거 산업혁명 시대에는 소비가 미덕인 사회였지만 이제는 절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절약이 미덕인 사회가 됐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볼딩 교수가 말한 것처럼 과거에는 ‘카우보이 경제(cowboy economy)’였다.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처럼 얼마든지 넓은 땅이 있었고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만 하면 되므로 계속 생산하고 소비하고 버려도 환경의 오염물질 수용 능력이 무한한 경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우주선 경제(spaceman economy)’로 바뀌었다. 미개척지는 자취를 감추고 지구는 점차 우주선 모양의 닫힌 시스템이 되고 있다. 우주선에서는 먹고 버리는 게 아니라 쓰레기도 다시 정화해서 사용해야 하는 ‘순환 경제’인 것이다.



 “작은 생활 속 습관부터! 내가 먼저!”를 외치는 ‘그린스타트 운동’은 우주선 경제 시대에 부합하는 녹색 실천운동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억t으로, 이 중에서 산업계에서 나오는 것이 약 57%고, 가정·교통·건물 등 비산업계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약 43%다. 산업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과도한 감축목표는 자칫 성장의 둔화를 야기할까 우려된다. 그래서 비산업계 43% 중에서 얼마를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상 생활의 패턴을 조금씩만 바꾸면 절약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10%만 줄이면 우리 정부가 목표로 한 대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줄이는 게 논리적으로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내 주변부터 녹색 생활로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고 실천할 때 지구를 생각하는 자발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Think Globally, Act Locally(범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라고 말한 사회학자 바바라 포드의 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이진 그린스타트 네트워크 대표·웅진그룹 환경담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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