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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5% 성장 블루 오션 … “블루 골드를 잡아라” 너도나도 투자 경쟁





[스페셜 리포트] 물 산업이 뜬다







‘블루 골드(Blue Gold)’.



물의 무한한 가능성을 뜻하는 말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0세기가 ‘블랙 골드(Black Gold·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 골드(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21세기에 물 산업이 석유 산업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5년에 전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대기업들도 물 산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블루 골드’를 찾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본격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 국내 대기업 속속 진출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쇼아이바 지역에 건설한 해수 담수화 플랜트. 1일 담수 생산량은 88만t으로 300만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두산그룹 제공]







두산중공업은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를 수주했다. 바닷물을 하루 350만 명이 쓸 수 있는 담수로 바꾸는 플랜트로 1조 7000억원 규모의 공사다. 두산중공업은 32년 전부터 중동 지역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 사업에 뛰어든 관련 분야 세계 1위 회사다.



 일찌감치 물 사업에 진출한 웅진·코오롱그룹도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웅진은 2008년 새한을 인수해 세운 웅진케미칼을 통해 수처리 사업 비중을 확대했다.



웅진코웨이도 지난해 12월 경기도 용인에 2만t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준공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270억원인 수처리 사업 분야 매출이 올해 8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은 물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업무를 분담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물 여과 소재인 멤브레인을, 코오롱생명과학은 수처리제를 각각 생산한다. 코오롱건설은 상하수도 시설을 짓는다. 또 국내 1위 민간 하수처리업체인 환경시설관리공사를 인수했다.











 언뜻 보면 물과 특별한 관련이 없을 것 같은 기업들도 물 산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지난 9월 물 산업 진출을 선언한 LG전자는 향후 10년 동안 5000억원을 수처리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2020년에 연간 7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말에는 70여 명 규모의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이영하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물 산업은 매년 15% 이상 성장하는 블루 오션”이라며 “2020년 수처리 시장에서 글로벌 톱 10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2015년에 물 산업을 비롯한 신사업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대기업들이 물 산업에 뛰어드는 것은 기업들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녹색 성장’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은 필수 자원이면서도 친환경적이어서 신성장 동력으로 손색이 없다. 성장 가능성도 크다. 물 산업 전문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의 조사에 따르면 물 재활용 분야의 경우 시장 규모가 2007년 10억 달러에서 2025년 2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압둘라 알 후세인 사우디아라비아 수전력부 장관은 “상하수도 시설 설치·운영과 관련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기술·해외경험 부족”



한국 기업이 물 산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지만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글로벌 기업에 뒤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해수 담수화 플랜트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한국의 물 산업 관련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70% 수준”이라며 “특히 지능형 상수관 등 정보과학(IT) 기술을 활용한 분야에선 선진국 기술의 55% 선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물 사업 실적도 부족한 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물 산업의 해외 진출 규모는 2008년 기준 15억 달러로 세계 시장의 0.3%에 불과하다.



 국내 물 관련 산업의 대부분을 정부 주도로 하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상하수도 분야 등 물 산업을 민간에 개방하지 않아 기업들의 투자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안문수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은 “물 산업 선진국엔 공통점이 있다. 자국의 물 관련 시설 운영을 민간에 개방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도 지방 상수도를 통합해 민간에 위탁함으로써 민간 기업의 역량을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 ‘토털 서비스’가 대세



글로벌 로펌인 핀센트 메이슨즈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10대 물 기업 중 7곳은 유럽 회사다. 물 시장 1·2위 업체인 베올리아와 수에즈는 프랑스 회사다. 이들은 해외사업 비중이 80%를 넘는다. 이 밖에도 스페인·영국·독일·브라질·중국 등의 10대 회사가 세계시장의 29%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관련 서비스를 받는 인구가 4억 명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인 물 기업들의 공통점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물 관련 시설 컨설팅부터 건설, 에너지 공급, 금융 투자, 사후 관리까지 모든 것을 맡아 책임진다. 각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프랑스는 1870년대부터 자국 상하수도 시설을 통합화·광역화하고 물 시장을 민간에 개방했다. 여기서 경험을 쌓은 프랑스 기업들이 세계 시장의 선두에 오른 것이다.



 싱가포르는 자국 물 산업 프로젝트에 반드시 자국 기업을 참여시키고 있다. 자국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은 자국 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자본 참여를 5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 10월 ‘물 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지원에 나섰다. 여기에는 ▶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고 ▶물 전문기업이 공공기관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익명을 원한 물 관련 기업의 관계자는 “물 산업은 대규모로 신속하게 투자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 기업이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전문 인력도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물 산업=각종 용수(식수·공업용수)의 생산과 공급, 폐수의 처리와 관련한 사업을 말한다. 상하수도 사업이 대표적이다. 폐수 재활용, 해수 담수화 등 물과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포함한다. 인구 증가, 수질 오염, 기후 변화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수 담수화 플랜트=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해 생활·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설비다. 지구상의 물 중 98%에 달하는 바닷물을 활용해 쓰기 위한 것이다. 물 부족이 심각한 중동 지역에서 관련 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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