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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ssue&] 열매보다 씨앗이다







미힐 드 용
몬산토코리아 대표




필자는 대표적인 농업 강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출신이다. 한국 농업과 네덜란드 농업을 살펴보면 두 가지 뚜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두 나라 모두 경지 면적이 적고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 그로 인해 생산성이 높은 고효율의 농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두 나라의 농업엔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바로 종자산업에 대한 비중과 지원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남한의 절반밖에 안 된다. 또 네덜란드의 농업 인구는 남한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가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국으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경쟁력 있는 고품질의 종자 개발에 있다. 네덜란드의 대표적 농산물인 파프리카를 예로 살펴보자. 파프리카의 가치는 금과 비교될 정도다. 요즘 3.75g 금 한 돈 가격이 21만원이나 된다. 그런데 파프리카 종자는 8g(1000립)에 40만~50만원대에 거래된다. 파프리카는 이미 시장에서 고가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고품질·고가의 종자는 농업 수출을 확대시키고, 수출로 인한 수익이 다시 기술 개발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왔다. 이는 결국 농업인의 사업적 성공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네덜란드 농업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그 같은 고품질의 종자가 성공적인 수확을 일궈 내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 물론 국가마다 산업 여건이나 기술 수준은 여러모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는 ‘종자의 경쟁력이 곧 농업의 경쟁력’이라는 점이다. 그 정도로 종자는 농업 경쟁력 구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지금이 한국 농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에서도 농업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종자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어떤 농작물에 차별화를 기해 특화상품으로 개발할지 명확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



 종자는 흔히 ‘농업의 반도체’로 불린다. 신품종 하나를 개발하기까지 10년 이상의 오랜 시간과 상당한 투자비용이 필요하다. 몬산토는 이러한 연구개발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1일 260만여 달러)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총매출의 약 10%에 해당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시장인 한국에도 매년 150만 달러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토마토의 경우 한국 연구진이 개량한 품종을 몬산토 중국과 유럽지사 등을 통해 판매함으로써 한국 육종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에까지 전파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도 전략적 연구개발을 통해 종자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간다면 종자 선진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한국산 쌀을 비롯해 몇몇 작물의 경쟁력은 상당히 우수한 수준에 이르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쌀 품종 개발에만 너무 집중해 왔다는 것이다. 물론 쌀은 한국의 대표적인 주식 작물이다. 하지만 최근의 배추 파동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쌀 이외에도 한국인의 생활에 꼭 필요한 곡물과 채소는 많다. 따라서 이번 파동을 계기로 한국도 기후변화나 식량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농작물의 종자 개발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은 주변에 중국·일본 등 큰 시장을 두고 있다. 이런 입지를 활용해 농업인의 기업가 정신을 자극하고 시장을 개방하면 이른 시일 내 세계적인 농업대국 네덜란드나 뉴질랜드와 같이 작지만 강한 ‘농업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미힐 드 용 몬산토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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