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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CEO 14년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삼수 끝에 외환은행 M&A … 역전 노린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 16일 김승유(67·사진) 회장은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배경 설명을 했다. 그의 첫마디는 골프 얘기였다. 하나은행이 후원하고 있는 김인경 선수가 지난 1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인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역전 우승했다는 것이었다.



 은행 인수전에서 김 회장만큼 역전 우승을 바라던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나금융은 2006년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전에서 탈락하면서 정체에 빠졌다. 경쟁사인 우리·KB·신한지주에 한참 뒤처지는 4위였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를 성사시킴으로써 하나금융은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나금융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의 사모펀드인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를 사들이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 회장은 이사회 후 론스타와 계약을 위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김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인수 협상은) 다 됐다고 봐야 한다”며 “25일 런던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인수작업은 끝난다”고 말했다.



 골프로 치면 이제 ‘우승 퍼팅’만 남겨 놓은 상태다. 인수가격은 4조7000억원 안팎이며, 달러가 아닌 원화로 지급하는 조건이다. 인수자금 조달에 대해 김 회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조달방안을 갖고 있고,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하나금융이 칼라일그룹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사모펀드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7년 2월 하나은행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충청은행(97년)을 시작으로 보람은행(99년)과 서울은행(2002년)을 인수하면서 하나은행을 3대 시중은행으로 키워 냈다. 2005년엔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하고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06년 3월 외환은행 인수전에선 국민은행(나중에 계약 파기)에 밀렸고, 8월 LG카드 인수전에선 신한금융지주에 근소한 차로 지고 말았다. 하나금융이 당시 LG카드 인수에 성공했다면 현재 금융업계 판도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련을 겪었지만 그의 머릿속엔 인수합병(M&A)이 남아 있었다. 지난해 11월 20일 송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외환은행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위 경영진의 인사 내용까지 포함된 우리금융지주와의 합병설에 대해선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M&A에 관해선 ‘제로베이스(백지 상태)’에서 검토할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상황은 김 회장이 말한 대로 돌아갔다.



모두가 우리금융지주 입찰 참여를 예상한 상황에서 그는 비밀리에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했다. 하나금융보다 덩치가 큰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정치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합병과 후계구도 과제=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당분간 1개 지주회사, 2개 은행 체제로 갈 방침이다. 하지만 언젠가 합병을 해야 한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소매금융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과 외환 분야가 강한 외환은행이 합병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임직원과 노조는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두 은행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과제는 후계구도를 세우는 것이다. 김 회장은 금융계에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다음으로 최고경영자(CEO)를 오래했다. CEO 재임 기간만 14년째다.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주총에선 장기집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상 후속작업도 김 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내년 주총에서 연임을 하면 2014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그때 김 회장은 71세다. 도중에 정권도 바뀐다. CEO의 장기집권과 정치권력의 이동이 맞물릴 때 주인 없는 금융회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는 신한금융지주가 보여 줬다. 현재 김 회장 밑에는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있지만 후계자가 뚜렷하게 부각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익명을 원한 금융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후계자를 어떻게 키워 가는지는 하나금융과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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