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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밤은 여관에서 … 기념사진은 호텔 앞에서 찍었죠”

19일 오전 11시 아산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을 ‘황혼의 부부’ 7쌍이 둘러보고 있었다. 이들은 아산시가 마련한 ‘리마인드(Remind) 허니문’ 행사에 참가한 부부들. 온양온천에 신혼여행왔던 커플들을 초청해 달라진 아산(온양)의 모습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온양온천 신혼여행 부부 ‘리마인드 허니문’ 초청

 황정운(61·경기도 안양)씨는 부인 정순자(55)씨와 31년 전 온양온천으로 허니문을 왔다. “청주서 공무원 생활할 때 결혼했는데 당시 형편이 어려워 남들은 많이 가던 제주도를 못 가고 가까운 온양으로 신혼여행을 왔었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참판댁 부근을 둘러보던 다른 노부부를 만났다. 안국신(70·경기도 평택)·이임구(67)씨 부부는 “1966년 12월 9일 결혼해 그 날 온양온천으로 왔다”고 말했다. 40년이 넘었는데 결혼한 해와 날짜를 또박또박 말해줬다. 안씨는 “고향 서산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택시로 홍성역까지 와서 장항선 기차를 타고 온양역에 내렸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두 부부가 함께 민속마을 가장 북쪽에 있는 송화댁을 찾았다. 송화댁의 젊은 부부가 이들 ‘노장 부부’를 반갑게 맞았다. 안씨 부부가 “당시는 온양에 현충사 이외에 별로 구경할 게 없었는데 이 곳(외암마을)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말했다. 송화댁에선 이들을 사랑채에 모시고 연잎차를 내왔다. 황씨 부부는 “단풍이 멋지게 든 마당을 바라보며 융숭한 차 대접을 받으니 온양에 신혼여행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뻐했다.









31년 전 온양온천에 신혼여행 왔던 황정운씨 부부가 ‘리마인드 허니문’ 행사에 참가해 신정호 수변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온양온천시장사업단 제공]







 ◆온양온천의 첫날 밤= 지금은 신혼여행을 대부분 해외로 가지만 60, 70년대만 해도 인근 온천지를 많이 찾았다. 제주도 신혼여행이 일반화된 것도 80년대 들어서의 일이다. 아산시는 올해 처음 온양온천을 찾았던 왕년의 신혼여행 부부들 초청행사를 기획했다. 신혼 첫날 밤을 온양에서 보낸 노부부들에게 추억의 시간 속에서 다시금 사랑을 다지는 시간을 줘, 온양을 영원히 기억하게 위함이다. 각종 매체를 통해 허니문 사연을 공모해 초청자를 뽑았다.



 “51년 전(1959년) 신혼여행을 왔었지요. 당시 내 나이 30세, 아내는 25세. 결혼 하객들 축하를 뒤로 하고 기차에 몸을 실었죠. 천안에 도착해 호두과자를 사 들고 택시 타고 온양에 왔죠. 볼거리, 먹을 거리 별로 없어도 온양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죠. 지금은 수도권 전철이 연결돼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됐으니 참 세월이 빠르군요. 나도 이제 80을 넘긴 나이이니…. 그렇지만 신혼의 추억은 입가에 히죽 웃음이 번지게 하네요.”(김경환씨)



신혼 사연들이 속속 도착했다. 늦깎이 노총각의 결혼 성공기, 맞선 한번 보고 곧바로 결혼한 커플, 여경리와 운전수로 만난 사내 커플 등 60, 70년대 한국 젊은 남녀의 연애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중에 새박사로 유명한 윤무부(69) 경희대 명예교수 부부 사연도 끼어 있었다. 가난한 커플로 허름한 온양온천의 여인숙에서 첫날 밤을 맞이했지만 기념 사진은 당시 온양에서 가장 값 비싼 온양관광호텔 앞에서 찍었다고 털어놨다. 윤 교수 부부는 다음 달 3일(4차) 프로그램에 참가할 예정이다.



 ◆ 악극 ‘아빠의 청춘’ 관람=19일 오후 2시 참가 부부들은 특별한 공연을 관람했다. 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옛 아산경찰서)에서 지난달부터 공연 중인 악극 ‘아빠의 청춘’에는 50~70대 아산시민 6명이 직접 출연한다. 흘러간 옛 노래와 함께 노년의 식지않은 정열과 사랑을 담았다. 반주도 중노년층 시민들로 구성된 아산실버악단이 맡았다. “아니 저렇게 노래 잘 하고 연기 잘 하는 사람들이 두 달 밖에 연습하지 않은 거라고?” 최동훈(74·서울 영등포구)씨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다. 김회중(77·경기도 안산)·유존자(72)씨 부부도 공연이 끝나자 열심히 박수를 쳤다. 김씨는 “너무 재미있어! 온양이 시골도시인줄 않았는데 여기서 이런 좋은 공연을 볼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관람 소감을 묻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최고!”라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후 참가 부부들은 출연 배우, 실버악단 단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마침 관람차 들른 복기왕 아산시장도 이들의 아산 방문을 환영했다.



 ◆ 우리도 ‘이벤트’ 한다=리마인드 허니문은 부부 사랑을 더욱 깊게 하는 행사다. 당시 신혼부부들이 많이 다녀갔던 현충사, 신정호, 온양민속박물관(1978년 개관) 등 아산의 주요명소를 둘러보고 세계꽃식물원 등 새로운 관광지도 관람했다. 이 행사는 옛 추억을 회상하고 또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일정으로 꾸며졌다.



 프러포즈 이벤트, 남편이 아내를 위해 준비하는 허니문 디너파티, 약손 맛사지, 사랑의 서약서 서명, 부부가 함께 만드는 사랑의 온도 공예체험 등이 이어졌다. 부부애를 다시 확인하는 이벤트가 압권이다. 연인들이나 젊은 부부들만 할 수 있을 걸로 생각했던 조금은 쑥스러운 프러포즈 이벤트를 남편들이 못 이기는 척 해내 부인들을 즐겁게 했다.



 1박2일로 진행된 이 행사의 숙소는 조선시대 임금의 온천행궁이 있던 온양관광호텔. 안씨 부부는 “당시 온양관광호텔 건물이 3층 밖에 안 됐는데 별 다섯개 특급호텔로 성장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씨 부부는 “우리는 당시 호텔은 비싸 인근 한 여관에서 첫날 밤을 보냈는데 아무리 찾아도 그 여관을 찾을 수가 없다”며 서운해 했다. 내년 2월 ‘허니문 베이비’인 딸(30·의사)이 결혼하는 경사를 맞는다.



이 행사는 26·27일(2차), 27·28일(3차)과 12월 3·4일(4차) 10~15쌍씩 참여해 계속된다. 4차는 유료 진행(부부 10만원).



▶문의=070-8230-8918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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