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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19년 전 철수한 ‘전술핵 재배치’ 흘리며 북한 압박





[뉴스 분석] 북한 ‘우라늄 도발’ … 긴박한 한반도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2일 북한의 원심분리기 공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고 있다. 이날 위본부장은 중국으로 출국했고, 보즈워스는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김태성 기자]



“추가 도발에 절대 물러서지 않되 대화의 여지를 열어둔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전술에 한·미 양국이 합의한 대응 방향이다. 22일 서울에서 회동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이 최근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데 대해 일단 한·미·중·일·러 5개국의 공조 틀 속에서 공동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부 당국자들이 전했다. 북한이 핵무기 제조 능력을 높이는 도발을 한 만큼 대북 압박 기조를 이어가되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전제로 대화도 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술핵 재도입까지 시사=한·미는 이번 사태로 인해 북핵 문제가 심각한 국면에 들어갔음을 인정하면서도 평양의 속셈대로 서둘러 협상에 응할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바로 협상에 나서면 “잘못된 행동에 보상은 없다”는 기존 대북정책 원칙에 어긋나는 데다 한·미 모두 국내의 역풍에 휩쓸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일단 한·미는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을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정면 위반 행위로 규정하고 중국을 집중 설득해 북한을 압박할 방침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19년 만에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재도입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주목거리다. 북한의 증가한 핵무기 제조 능력에 맞서 핵 억지력 확보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지난달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의 ‘확장된 핵 억지력’ 공약의 실효성을 주기적으로 평가·관찰하는 ‘확장억제정책위원회’를 다음 달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우라늄을 비롯한 핵 개발을 계속할 경우 양국은 다음 달 이 위원회 첫 실무회의에서 1991년 9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선언에 따라 그해 12월 완전 철수한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 재배치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철수된 전술핵무기는 전투기에서 투하되는 핵폭탄과 155㎜ 및 8인치 포에서 발사되는 포병 발사용 핵무기(AFAP) 및 랜스 지대지 미사일용 핵탄두, 핵배낭·핵지뢰 등 약 100개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한·미는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정황을 오래전부터 포착해온 점을 강조하면서 그동안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략적 인내’를 바탕으로 대화와 압박을 병행해온 한·미 정부를 비판하며 대북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대화 여지 열어둬=보즈워스는 22일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은 아직 살아있다. 소생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도 “대화 자체를 포기하거나 여건 조성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가 대북 제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이로 미뤄볼 때 한·미는 6자회담에 앞서 북한이 취해야 할 비핵화 선행 조치에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을 포함시키고, 회담의 의제도 ‘(우라늄을 포함한)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폐기로 확대한다는 전제하에 북한과의 대화를 끌어낼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의 자세로 미뤄볼 때 향후 회담은 북·미 대화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글=강찬호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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