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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북한 우라늄’ 불났는데 … 여의도는 불구경만







강기헌
정치부문 기자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계획은) 매우 실망스럽고 심각한 도발 행위이다. 또 우리가 20년간 씨름해온 매우 어려운 문제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2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 2000여 개가 있다’는 뉴욕 타임스의 보도가 나간 직후인 21일 한국을 급히 찾았다.



  보즈워스 대표의 말대로 한반도가 ‘가장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이날 정치권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했다. 한나라당은 오전 9시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으나 북한 핵문제는 회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안상수 대표는 “예산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정부는 준비기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장외투쟁을 벌이던 민주당의 예산안 심사 복귀를 압박하는 데 몰두했다. 지난해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신대북 3원칙’을 제시하며 “한국이 한반도 운명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했던 안 대표이지만 그가 주재한 회의는 북핵 문제를 외면했다. 그런 한나라당에선 오후 4시쯤 “북한의 위선적 행태에 분노한다”는 짤막한 대변인 논평이 나왔을 뿐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최고위원회의와 두 차례의 의원총회가 열렸지만 북한 문제로 눈을 돌린 이들은 없었다. 오후 2시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원내대변인의 짧은 논평이 나온 게 전부였다. 손학규 대표는 2006년 한나라당 소속이었을 때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나서 “이런 위기 (북한 핵개발) 국면에서 여론의 눈치를 보고 정치적 계산을 하는 사람들은 결코 국가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런 그가 이날 강조한 건 대여 투쟁력뿐이었다. 북한 정권의 3대 세습에 대해 침묵했던 민주노동당도 역시 조용했다.



 북한의 원심분리기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낸 이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뿐이었다. 그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북한의 핵 개발은 단순 협상용이 아니라 3대 세습을 위한 수단”이라며 “6자회담이 북한에 시간을 벌어준 측면이 있는 만큼 새로운 (대응)수단을 찾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플루토늄 핵폭탄을 가진 북한이 외부 감시가 더 어려운 우라늄탄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다음 날인데도 정치권과 국회는 정치 싸움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강기헌 정치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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