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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벌린 ‘대표 강소국’ … 고성장에 취해 거품 못 봤다

“한마디로 상전벽해였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게 다 거품 덩어리였죠.”



[뉴스분석] 아일랜드 구제 금융 신청

 2007년 아일랜드를 찾았던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 글로벌연구실장은 당시 비행기 창문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아일랜드의 모습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10년 전만 해도 방치됐던 더블린 교외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남부 지역에도 빼곡히 주택이 들어서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일랜드는 1996~ 2006년 연평균 성장률 7%를 기록하며 유럽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외국인 근로자가 몰려왔다. 그 영향으로 주택 가격은 치솟았다. 김 실장은 “당시 활기가 넘치는 더블린의 모습은 서유럽 변방의 농업국에서 10여 년 만에 산업국으로 화려하게 비상한 아일랜드의 자신감을 상징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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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아일랜드는 국내에서도 ‘작지만 강한 나라’(강소국)의 교과서로 통했다. 그 핵심은 과감한 규제완화와 12.5%의 낮은 법인세로 상징되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2008년 밀어닥친 금융위기의 쓰나미 앞에 이 모든 게 한순간에 모래성처럼 스러져 갔다. 미국발 위기 이후 상황은 ‘부동산 값 급락→은행 부실 확대→재정위기 전이’로 숨가쁘게 반전됐다. 그리고 21일(현지시간) 켈트족 호랑이라는 뜻인 ‘켈틱 타이거(Celtic Tiger)’는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하며 백기를 들었다. 750년간 아일랜드를 지배했던 ‘앙숙’ 영국에서도 돈을 꾸게 생겼다. 자존심 강하기론 둘째가면 서러워할 이 민족이 경제주권까지 내놓으며 주변국에 손을 벌리게 만든 건 거품과 착시였다.



 아일랜드의 고도성장의 이면에는 과다한 외자차입과 대출, 부동산 값 급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1997~2007년 아일랜드의 집값은 거의 네 배로 뛰었다. 지금은 고점에서 36%가량 떨어진 상태다. 거품이 급격히 붕괴되면서 아일랜드 은행들이 지금까지 본 손실은 850억 유로에 달한다. 한 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가량이다.



 이를 정부가 대신 메우다 보니 재정적자는 크게 확대됐고, 아일랜드 국채금리는 급격히 치솟았다. 2007년만 해도 아일랜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독일보다 0.77%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이달 11일에는 같은 국채의 금리가 독일보다 무려 6.52%포인트 높은 9.1%를 기록했다.



 이게 결정타였다. 앞으로도 은행 자본 확충에만 500억 유로가 더 들어가야 한다. 브라이언 레니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우리 정부만의 힘으로 대처하기에는 은행 부문의 문제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거품을 방치한 대가는 혹독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전주인 독일과 프랑스는 벌써 엄포를 놓고 있다. 당장 독일과 프랑스는 아일랜드의 법인세를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은행은 물론 공공부문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할 처지다. 김득갑 실장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의 국가가 유동성 관리에서 조금만 삐끗해도 얼마나 참혹한 결과가 빚어질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아일랜드 구제금융 어떻게



■규모 : 1000억 유로 미만



■재원 : 유럽안정기금(4400억 유로)



     유럽재정안정기구(600억 유로)



     영국·스웨덴 차관 등



■목표 : 은행 자본 확충



     아일랜드 국채 금리 하향



■ 예상조건 : 은행 자산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 2014년까지 재정적자 3% 이내로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긴축, 유럽 최저 수준인 법인세 인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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