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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앞뒤 안 맞는 KBS 수신료 인상안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KBS 이사회는 19일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35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이럴 경우 2009년 5500억원 수준인 KBS 수신료는 7700억원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KBS는 여당 추천 위원 7명과 야당 추천 위원 4명 등 11명의 이사진 모두가 합의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KBS의 조직이기주의 빼고는 어떤 명분도 담겨 있지 않은 기형적 합의다. 국가기간방송인 KBS의 이사회답지 않은 ‘야합’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제기된다.



국민 입장에서 수신료는 세금과 마찬가지다. 내지 않고 싶어도 방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수신료를 2000억원 이상 올리겠다면서 KBS는 그동안 자신의 입으로 수없이 약속해온 공영방송으로서의 제자리 찾기 노력을 인상안에 담지 않았다.



광고 비중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합의가 대표적이다. 광고는 숙명적으로 시청률과 연동돼 있다. 광고가 있는 한 제작진은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방송 메커니즘이다. 누가 욕먹어가면서 ‘막장 드라마’를 만들고 싶겠는가? 시청률을 올려서 광고를 팔아야 제작비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광고를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어떻게 프로그램의 품격과 공영성을 높이겠다는 얘기인지 요령부득이다.



KBS는 당초 ‘수신료 올려주면 광고를 줄이고 공익적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야 ‘공영은 공영답게, 민영은 민영답게’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이 같은 다짐을 팽개친 인상안에서는 계속 ‘민영 반 공영 반’의 꿩도 알도 다 먹는 구조로 가겠다는 KBS의 탐욕만이 번들거린다.



KBS가 앞으로 이행하겠다고 다짐하는 자구 노력이나 경비 절감 노력도 공염불이 될 것이 뻔하다. KBS 광고는 지난해 기준으로 5200억원 수준이다. 거액의 광고는 광고대로 온전히 챙기고, 여기에 7700억원의 시청료 수입이 더해지는데 과연 자구 노력이나 경비 절감에 진력하겠는가? KBS 내부에서도 이런 얘기를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방만한 경영의 합리화’는 KBS를 상대로 한 국민적 요구였다. 하지만 KBS는 여야로 바뀌는 정권을 상대로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며 이 같은 국민의 압력을 빠져나갔다. 19일의 수신료 인상 결정을 보면 KBS가 다짐해온 ‘한국의 BBC’는 간 데 없고 ‘정치적 노선은 달라도 철밥통 지키기엔 한통속인 거대 공룡’만 보인다.



자기 혁신이 없는 조직에 주인 없는 눈먼 돈이 수천억원 새로 들어가봐야 결과는 뻔하다. 흥청망청 쓰고 보자는 풍조는 넓게는 미디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언론은 이사회 결의 후 야당 추천 이사가 한 발언을 전하고 있다. “5개월간 투쟁하며 우리는 하나도 양보 안 하고 모두 얻어냈다”고 말했다는데 바로 완승했다는 선언이다. 여당 측은 완패했다는 이야기인데 7명이나 되는 여당 측 위원들은 뭐하고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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