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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야간회의, 참신한 시도? 인력·자원 낭비?





[사회 찬반] 오후 7시에 열리는 하남시의회



17일 저녁 경기도 하남시의회가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간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남시의회는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임시회를 오후 7시에 시작한다. [하남시의회 제공]



17일 오후 7시 경기도 하남시의회. “회의를 속개합니다.” 의장의 개회 선언과 함께 전날에 이어 임시회 2일째 의사 일정이 시작됐다. 6명의 의원과 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들이 자리에 앉았다. 회의장 뒤에 있는 방청석 46석은 시민들과 공무원들이 채웠다. 방청석 안내를 하는 의회 사무국 직원은 “방청석이 이렇게 가득 찬 건 화장장 유치 갈등이 있었던 2007년과 성남·광주와 통합을 처리했던 지난해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남시의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야간의회’를 도입했다. 취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공무원들이 (낮에) 의회에 나올 경우 민원 처리가 더디거나 아예 처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민들이 직장을 마치고 저녁에 방청석에 나와 의정을 감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16일 시작된 제201회 임시회를 매일 오후 7시에 시작하고 있다. 야간의회는 19일까지 계속된다.



 반응은 엇갈린다. 시민들은 참신하다는 입장이고 공무원들은 업무시간 연장이라며 불평하고 있다.



 17일 회의는 오후 11시가 넘어 끝났다. 의회 사무국이 집계해보니 시민 25명이 방청했다. 16일에는 15명이었다. 야간의회를 처음 제안한 홍미라(47·민주노동당) 의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했지만 의미는 있다”고 평가했다. 참가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오영숙(52·여)씨는 “낮에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지금껏 시의원들이 어떻게 의정활동을 하는지 몰랐는데 직접 보니 유권자로서 더 큰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단체로 방청한 하남시민연대 측도 “신선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의원들은 의견이 분분하다. 홍 의장은 “첫 시도여서 미흡한 점도 보였지만 약간만 보완하면 시민들의 참여 기회를 넓히는 좋은 시책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승용(51) 의원은 “의회가 특정 정당을 홍보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6일 진보 성향의 한 인터넷 매체가 야간의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는데 민주노동당 소속인 홍 의장을 선전해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 오수봉(52) 의원도 “취지는 좋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공무원들은 난데없는 야간근무에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 한 6급 공무원은 “시장과 부시장·국장이 의회에 출석하면 최소한 팀장과 7급 이상 주무관은 대기할 수밖에 없다”며 “낮에 해도 되는 걸 굳이 밤에 하는 건 인력과 자원 낭비”라고 주장했다. 하남시에 따르면 야간의회가 열린 16~17일에 하남시 공무원 222명, 268명이 각각 초과근무를 했다. 전체 공무원(596명)의 절반에 가깝다. 의회가 열리지 않은 15일 초과근무자는 165명이었다. 오 의원은 “10~20명의 시민에게 보여주려고 공무원 초과근무수당과 전기세 등의 추가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남시의회는 전체 의원 7명 중 2명은 여당인 한나라당, 나머지는 야당과 무소속이다.



 김준한 아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반발이 우려되긴 하지만 취지도 좋고 참신하다”며 “그러나 시간만 옮긴다고 시민 참여가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의장은 “이번 회기 동안 운영 성과를 평가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의원들과 의논해 찾아볼 것”이라며 “야간에는 핵심 현안 1~2건만 놓고 전문가를 초청해 깊이 있는 정책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하남=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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