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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퍼스트레이디들의 패션 마케팅







양선희
week& 팀장




요즘 ‘한패션’ 한다는 사람 명단엔 미셸 오바마 미국 영부인과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영부인이 빠지지 않는다. 패션 잡지들이 꼽는 ‘패션 피플’엔 반드시 이들의 이름이 올라가고, 공식석상에 입고 나온 옷도 매체들의 주요 취재거리가 된다. 이들 패션에 쏠리는 대중의 관심은 할리우드 스타 이상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무사히 잘 끝났지만 이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못내 섭섭해 하는 이도 많았다. 한데 이상한 일이다. ‘옷 좀 입어본’ 사람들이나 전문가들에게 이들 스타일의 정체성을 물어보면, 고개를 갸웃한다. 수사학을 동원해 꿰어 맞추려 해도 한 손에 확 잡히는 그들의 독특한 스타일을 찾아내는 게 의외로 쉽지 않다. 과거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의 ‘재키 스타일’이나 ‘다이애나비 스타일’처럼 그들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누구나 눈감고도 떠오르는, 패션사를 관통할 만한 그런 스타일이 없다는 거다.



 오바마는 어떨 땐 뉴욕 상류사회의 귀부인처럼 등장하고, 어떤 날은 컨셉트 불명의 차림새로 나타난다. 그의 스타일을 일러 ‘아메리칸 프런티어’라고 칭하는 건 이렇게 널뛰는 패션경향을 이르는 것 같다. 그가 지치지 않는 개척정신으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스타일을 섭렵할지도 알 수 없다. 또 브루니의 경우도 수퍼모델 출신다운 패션감각은, 솔직히 찾기 힘들다. 간혹 시대착오적인 스튜어디스 스타일이나 요조숙녀 같은 차림새로 고개를 외로 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옷과 사람이 따로 노는 듯한 부조화도 느낀다. 하지만 옷 고르는 감각을 빼고, 몸매와 ‘옷발’만 보고 패셔니스타를 꼽는다면 그는 분명 패셔니스타다.



 그래도 어쨌든 이들은 자국 패션산업을 위해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이들이 지나간 자리엔 ‘스타일’은 남지 않아도 ‘브랜드’가 남는다. 오바마 덕분에 대만 출신 미국 디자이너 제이슨 우는 일약 스타 디자이너 반열에 올랐다. 오바마가 입었다는 삭스·제이크루 등 미국 브랜드들은 주가가 뛰어올랐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11월호는 오바마가 입고 있는 옷이 가져온 경제적 효과가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27억 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는 논문을 실었다. 이를 ‘미셸 오바마 효과’라고 부르기도 했다. 브루니는 프랑스 브랜드인 ‘디오르’를 세계인의 뇌리에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그런가 하면 일부 패션지는 아직 출산휴가 중인 영국의 서맨사 캐머런 총리 부인이 입은 영국 대중 브랜드를 거명하며, 퍼스트레이디 패션경쟁 대열에 슬쩍 숟가락을 얹는다.



 한때 스타일과 디자이너의 명성이 지배했던 세계 패션 시장이 브랜드로 경쟁하는 체제로 굳어지는 시점에 이들 퍼스트레이디는 자국 패션 브랜드의 위상을 드높이는 선발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타일은 동대문 시장에서도 베껴낼 수 있지만 브랜드는 그럴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들은 선대 패셔니스타인 재키나 다이애나비보다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 ‘옷발 받는’ 퍼스트레이디까지 나선 패션강국 미국과 프랑스의 마케팅이 부럽고도 버겁다.



양선희 week&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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