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쌍용차 1만3000대 조립 … 절반은 나오기 전에 팔려”





블라디보스토크 한·러 합작 기업 르포



대우조선해양과 합작으로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지역에 조선소를 만들 러시아 극동 조선 수리센터(OCK)의 유리 필체노크 부사장(왼쪽)이 센터 사무실에서 조선소 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모형 위에는 지난해 12월 이곳을 방문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설명을 듣는 사진이 걸려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오대영 기자]







지난달 23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옆에 있는 공장에선 승용차 조립이 한창이었다. 이 공장은 러시아의 자동차 판매업체인 솔러스가 지난해 쌍용자동차와 계약한 후 만들어졌다. 이 회사 직원 나시르 바르바라(여)는 “올 4월부터 1~2주에 한 차례 포항에서 배가 조립품을 싣고 오면 매일 65대의 완성차를 만들고, 공장 옆 철도에 있는 열차에 실어 러시아 60여 개 도시의 80여 개 대리점으로 보낸다”고 밝혔다. 또 “현재는 연간 1만3000대를 조립할 수 있지만 생산라인을 2개 추가하고 있어 내년에는 2만3000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 반응이 좋아 조립하는 것의 절반은 판매가 예약됐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볼쇼이 카멘 만에 러시아 통합조선소(USC)의 자회사 극동 조선 수리센터’(OCK)와 대우조선해양이 합작으로 만드는 대형 조선소가 들어선다. 국제 입찰을 통해 지난해 결정됐다. 지난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유리 필체노크 극동조선 수리센터 부사장은 “연해주 정부가 8억 달러를 투자하고 대우 측은 기술투자를 한다”며 “금액으로 보면 기술 투자가 전체 투자의 최대 2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과 러시아 설계업체가 최대 규모 길이 300m, 너비 60m인 선박들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를 공동설계하고 있다”며 “이 조선소는 가스 탱크 운반선, 대륙붕 개발 전용선, 유조선, 북극해 개발선 등 특수 선박을 만들 계획인데, 러시아 업체와 이미 계약해 2012년 첫 배를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의 조립품을 들여와 완성차를 만들고 있는 솔러스사의 공장 내부 모습. [블라디보스토크=오대영 기자]







 그동안 한국 기업의 러시아 대형 투자는 우랄산맥 서쪽에 집중돼 있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2007년까지 한국의 극동 시베리아 직접 투자는 139건에 약 5억 달러였다. 이 지역 외국인 투자의 약 1%였다. 이런 상황에서 솔러스와 조선소 투자는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의 한국·러시아 합작 투자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고르차코프 빅토르 바실리에비치 연해주 의회 의장은 “한국과 연해주의 경제협력에선 투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두 사업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합작 투자는 현지 생산 판매 이외에도 한국에서 관련 산업이 동반 진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필체노크 부사장은 “조선소를 만들 때 한국에서 조선소, 부두 건설 경험이 있는 회사를 불러오고, 각종 선박 건조용 설비·장비도 대부분 한국 제품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솔러스와 조선소의 직원들은 모두 한국에서 기본 교육을 받기 때문에 한국 산업과의 연계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틸의 문성규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은 “외국 기업이 러시아에 진출할 때 가장 큰 벽은 러시아 업체는 가능한 한 러시아 제품을 쓰도록 한 푸틴 행정부의 ‘바이 러시아(Buy Russia)’ 정책”이라며 “한국에서 직접 수출하기보다 러시아 측과 합작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도 지난해 말 극동시베리아 지역에 2025년까지 최대 9조 루블(약 330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승인하고 한국 기업에 손짓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 직할 극동지구의 빅토르 이샤예프 대통령 전권대표(부총리급)는 “제3국으로 완제품을 수출할 목재 및 수산업 가공 분야에 한국이 합작 투자하길 바란다”며 “조선, 자동차 조립 생산, 호텔 등 관광 시설 건설, 관광 유람 등의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외국 업체들의 투자가 원활하게 되도록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 규정 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의 극동 개발 프로그램에는 혁신기술 집약 산업단지 설립, 사회간접시설 구축 등 다양한 계획이 담겨 있다. 올해는 연해주에서 가스화학, 광물비료 생산 공장 설립 등 17개 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또 블라디보스토크를 운송·통관, 혁신적 교육, 관광의 기능을 갖춘 상업 중심 복합도시로 키운다는 계획도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선 2012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다리, 호텔 신축과 도로 공사 등이 한창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현대호텔의 이성호 사장은 “연해주 유일의 특급호텔이어서 고위급 인사들을 포함해 러시아 손님이 절반인데, 올해는 중국인·일본인들이 늘어 가동률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연해주를 많이 찾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극동 지역 투자에선 조심할 점도 많다. KIEP의 윤성학 연구원은 “극동 지역 투자의 문제점은 부족한 투자 정보, 정부 계획의 잦은 변경, 복잡한 통관과 높은 세금, 부족한 현지 금융, 개발 인프라 부족, 러시아 관료주의”라며 “합작 파트너에 대한 철저한 검증, 정부 차원에서 조선·IT·에너지 등의 투자와 기술 이전, 러시아 자원 개발을 엮는 패키지 전략, 중장기적인 시장 접근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러 공동취재팀



▶ 중앙일보=안성규 중앙SUNDAY 외교안보 에디터, 오대영 국제부문 선임기자, 정재홍 기자



▶ 이타르타스 통신=알렉세이 골리아예프 국장, 유리 로디오노프 국장, 블라디미르 쿠타코프 서울 특파원, 아나톨리 루닥 극동 지국장



◆어떻게 취재했나=‘시베리아에서의 양국 협력’은 한국·러시아 정상회담의 단골 메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본지와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양국 수교 20주년을 맞아 시베리아의 협력 현황을 짚어본 이유다. 그런 취재는 형식과 내용 모두 한·러 언론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공동 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러대화(KRD)가 후원했다. 한국언론재단은 심사를 통해 취재 지원을 결정했다. KRD는 양국 관계 강화 차원에서 2008년 9월 한·러 정상의 합의로 만들어진 민·관, 산·학 합동 기구다. 상트페테르부르크대와 고려대가 공동 주관한다. 연 1회 두 나라에서 ‘KRD 포럼’을 교차 개최한다. 지난 10일 롯데호텔에서 1차 KRD 포럼이 열려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참석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