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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광저우] 사격팀 금 연발사격 … 그 뒤엔 ‘마음 연금술사’





심리치료 맡은 김병현 박사



심리치료를 통해 사격 선수들의 선전에 큰 보탬을 준 김병현 박사. 진종오(컴퓨터 사진)에 대해 김 박사는 “이대명과의 라이벌 의식이 서로를 더 강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임현동 기자]







“정상급 선수들의 기량은 엇비슷하다. 메달 색깔은 마음(심리상태)에서 갈린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김병현(57) 박사는 스포츠 심리학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대표선수들 사이에서 ‘마음 치료사’로 불린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양궁 2관왕 김경욱(40)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27)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대표선수가 김 박사의 심리치료를 받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김병현 박사의 ‘연금술’은 계속됐다. 그는 최근 4년 동안 사격 대표팀의 심리치료를 맡았다. 사격은 15일까지 8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중국 기자들이 “한국 사격은 아줌마와 나이 많은 선수까지 나와 금메달을 따내고 있다. 비결이 뭐냐”고 물어볼 정도다. 변경수 사격대표팀 총감독은 “김 박사의 심리치료가 큰 도움이 됐다”며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안정된 게 금메달 행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변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김 박사는 “내가 한 게 별로 없다”고 겸손해하면서도 “전쟁으로 보면 나는 포병이다. 후방 지원을 한 것뿐인데 지휘관인 감독과 보병인 선수들이 하나가 돼 잘해줬다”고 기뻐했다. 김 박사는 “우리는 선수들이 경기하는 동안 불안감을 없애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14일 남자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 이대명은 첫 발에서 7.9점을 쐈다. 8명 선수 중 최하점이었다. 하지만 이대명은 흔들리지 않았다. 세 번째 사격부터는 모두 10점을 넘겼다. 이대명은 중국의 탄중량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이번 대회 3관왕에 올랐다. 김 박사는 “실마리(Cue) 훈련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실마리 훈련’은 실수를 했을 때 하나의 동작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사격은 가늠자와 가늠쇠·조준점을 일직선으로 맞추는 ‘조준선 정렬’이 실마리 훈련에 효과적이다.



 그는 사격 선수들이 느끼는 불안을 주차에 비유했다. 그는 “평지에서 주차할 때는 감각적으로 잘한다. 하지만 주차장이 낭떠러지에 있으면 핸들을 2바퀴 꺾어야 하는지 3바퀴 꺾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사격도 마찬가지다. 편안한 마음으로 몰입해 쏘다가 승부처가 오면 벼랑 끝에 몰리는 느낌을 갖는다. 이러면 자세에 대해 고민이 생기고 경기를 그르치게 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사격 대표팀은 견착에서 격발까지 감각적으로 빠르게 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 심리도 훈련이다. 사격을 빨리 했을 때 성적이 더 좋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그 훈련만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쟁’도 사격 대표팀을 강하게 했다. 김 박사는 “심리적으로 라이벌이 꼭 있어야 한다. 이대명과 진종오가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이대명이 진종오를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웠다. 두 선수의 기량은 비슷하다. 하지만 서로를 넘기 위해 경쟁했고 기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16일도 김 박사는 자신이 심리치료를 해준 선수들의 스케줄을 꼼꼼히 챙겼다. 그는 “선수에게 전화가 오지 않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조만간 금메달 소식이 더 들려 올 것”이라며 웃었다.



글=김민규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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