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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팅 전쟁 … 100점 만점에 1점이 승패 갈라





현대건설 주인에 바짝 다가선 현대그룹



진정호 현대그룹 전략기획실 상무가 16일 오후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 벽에 걸린 액자의 사진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왼쪽)과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연합뉴스]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두 현대의 싸움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현대건설 인수전은 결국 ‘가격 베팅’에서 승부가 갈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이 탈락한 현대자동차그룹보다 더 많은 액수를 써냈다는 얘기다. 자금 조달 등 비가격 요소에선 현대차그룹이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다. 따라서 현대그룹으로선 비중이 가장 높았던 가격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고, 이를 통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인수가 얼마나 썼나























채권단과 입찰에 참여한 두 그룹은 모두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공식적으로 입찰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채권단·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애초 예상됐던 현대건설 매각 금액(4조원 안팎)보다 훨씬 많은 5조5100억원을, 현대자동차그룹은 5조1000억원을 써냈다. 4100억원이나 차이가 났지만, 실제 승부는 상당히 치열했다. 비가격 요소에서 현대차그룹이 앞섰기 때문이다. 본입찰에 앞서 시장에선 비가격 요소를 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을 3000억~4000억원 정도 앞선다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이번 입찰 과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실제로는 현대차그룹이 비가격 요소를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3500억원 정도를 앞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일 경우 현대그룹은 5조원이 넘는 입찰에서 불과 600억원 차이로 승리를 거둔 셈이 된다. 이 관계자는 “점수로 따지면 100점 만점에 1점 정도 차이였다”고 말했다.



 입찰에 관계된 다른 인사도 “승부가 상당히 박빙이었다고 들었다”고 말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탰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5조5000억원을 쓰려다 비가격 요소로 인한 격차가 최대 4000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라 마지막에 100억원을 추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은 현대건설 인수에 그룹의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경영권이 달린 문제였다. 반면 이런 부담이 없는 현대차그룹은 달랐다. 적정 가격을 내고 사들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절실함의 정도가 달랐다는 얘기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현대그룹 자금 충분한가











현대그룹 계열사 중 이번 인수전에 공식적으로 뛰어든 곳은 현대상선·현대증권·현대엘리베이터다. 공시에 따르면 이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1415억원이다. 그룹 전체로는 1조3000억~1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현대건설 인수 대금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현대그룹은 본입찰을 앞두고 유상증자, 회사채·기업어음 발행, 자산 매각 등으로 3조원 이상의 돈을 추가로 마련했다. 이 중 7000억~8000억원 정도는 재무적 투자자로 들어온 동양종금증권의 힘을 빌렸다. 프랑스의 한 은행을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했다. 이 은행은 잔액 증명서를 제출했다.



 급하게 이곳저곳에서 돈을 마련하다 보니 현대그룹이 인수 대금을 제대로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입장은 다르다. 공식자료를 내고 “그룹 위상·규모를 고려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했다”며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승자의 저주’는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지는 현대그룹 위상



현대그룹의 재계 순위(자산 기준, 공기업 제외)는 21위에서 14위로 껑충 뛴다. 순위도 순위지만 그룹의 모태 기업을 되찾아온다는 의미가 더 크다. 현대상선에 집중된 매출 구조가 다변화되는 장점도 있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현대로지엠이 현대건설의 건설 자재와 플랜트 설비 등의 국내외 수송을 맡을 수 있고, 현대증권도 현대건설과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며 시너지를 강조했다.



 6월 시작된 현대건설 매각 작업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짐에 따라 속도를 더 내게 됐다. 채권단은 우선 23일까지 현대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4~5주간 현대그룹에 의한 현대건설의 상세 실사가 진행되고, 이어 문제가 없을 경우 본계약이 체결된다. 주식 대금은 내년 1분기 안에 전액 현금으로 내게 된다. 만의 하나 현대그룹이 대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할 경우엔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으로 권리가 넘어가게 된다.



김선하·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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