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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대화

손님들이 막 떠난 잔칫집은 여유롭습니다. 당장 설거지할 것이 태산이지만, 그래도 우선은 한숨 돌리며 도란도란 덕담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몸은 지쳐도 안도감과 넉넉함에 마음은 개운합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으로 온 나라가 분주했던 한 주였습니다. 저는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마련된 포럼(9~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사진)에 다녀왔습니다. 양국 민·관·산·학 협력체인 ‘한·러 대화(Korea-Russia Dialogue·KRD)’가 중심이 되어 분야별 협력 증진방안을 논하는 자리였죠. 문화예술 교류방안을 논의한 자리만 보더라도 토론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다양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고려대 노문과 석영중 교수는 ‘한·러문화교류 해석서’를 공동 집필하자고 제안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러시아에 저 아름다운 종교적인 이콘이 있다면 한국에는 형언할 수 없이 거룩한 고려불화가 있다. 러시아가 1000년의 정교(Orthodox)문화를 자랑한다면 한국은 1000년의 불교문화를 자랑한다. 이런 문화적 깊이를 가진 두 나라는 서로에 대해 보다 깊이 알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상대 국가의 정신과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인물을 골라 같이 소개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러시아 18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모스크바 대학을 설립한 미하일 로모노소프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18세기 조선에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을 일찌감치 주창한 연암 박지원이 있었다. 이들의 저서를 함께 번역해 소개한다면 양국 지성사적 대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석 교수는 문화교류란 상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알고 싶어하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행하는 ‘대화’의 기본 자세이기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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