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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특별 기고] 오바마와 후진타오에게 드리는 말씀









누구나 알고 있었다. 환율과 경상수지의 불균형 문제가 결국 미국과 중국 간의 문제라는 것을. 주요 흑자국들을 보자. 독일은 유럽연합(EU)과 유로존(Eurozone)의 일원으로서 재정정책 외에 독자적인 경제정책을 구사하기 어렵다. 독일이 사용하는 유로화는 스페인·그리스·아일랜드 같은 경상수지 적자국들과 공유하는 것으로서 이의 절상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일본은 이미 환율이 과도하게 절상돼 있으며 국가부채 비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산유국들은 기름값이 내릴 경우를 대비해 흑자를 비축해 두어야 한다. 하늘이 주신 자원의 값이 내려가더라도 다음 세대가 쓸 자산을 좀 남겨 두어야 하는 것이 그 사회에서 공정한 것이 아니겠는가. 국민총생산에 비해 흑자 폭이 가장 큰(약20%) 싱가포르 같은 경우 인구 500만 명도 되지 않는 국가로서 그것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현재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의 약 40%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G20에서 큰 쟁점이 되어왔던 환율과 경상수지 불균형 조정문제는 결국 미국과 중국 간의 문제다.



 누구나 알고 있었다. 이 문제에 대해 명쾌하고 완벽한 답이 나오진 못할 것이라는 것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국가 목표이며 어떤 나라도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가령 중국의 환율이 20% 절상돼 중국과 미국에서 각각 이로 인한 수출 감소와 증가로 2%와 1%의 고용효과가 있다고 치자(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중국의 수출감소 효과는 미국의 수출증가 효과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은 1400만 개의 일자리를 잃게 되고 미국은 150만 개의 일자리를 늘리게 된다. 어떤 실업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회보장제도가 잘 발전돼 있지 않은 중국 노동자의 실업이 더 가혹할 수도 있다. 또한 경상수지는 단순히 환율만의 함수가 아니고, 그 사회의 인구구조·연금제도·저축성향·생산성 향상·금융발전·재정수지 등의 복합적 결과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상수지 불균형을 ‘국민총생산의 4% 이내’와 같은 수치로 가이드라인을 정하자는 미국의 제의는 경제학 이론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쉽게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애당초 어려웠다.



 그러나 세계무역 불균형의 지속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다. 이것이 특정 국가가 인위적인 시장개입에 의한 환율의 저평가를 지속한 결과일 때는 더욱 그렇다. 이는 바로 환율전쟁과 보호무역주의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사를 보면 적자국은 이를 해소하려 애쓰는 데 반해 흑자국은 늘 이를 지속하려고 해 이것이 국제 금융시스템의 큰 불안요인이 되었다. 20세기 초 최대 무역흑자국이었던 미국도 당시 어떻게든 영국 파운드화에 대비한 달러환율의 절상을 막으려 했다. 결국 다자체제에 의한 공조 없이 각국이 추구하는 정책에 맡겨서는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위기로 치닫기 쉽다는 것이 역사의 경험이다. 지금 이 과제를 풀어갈 수 있는 장(?)은 결국 G20밖에 없다.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G2라고 불리는 것을 한사코 반대하고 있다. 화평굴기(和平<5D1B>起)와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내세우며 고개를 들지 말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르는 것이 지금 중국이 취해야 할 전략이라 믿는다. 이는 세계 경제질서를 주도하거나 이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노력보다 국내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우선시해 사회안정과 국가통합을 기하고, 미국과의 대립을 자제하겠다는 뜻이다. 이 두 목표 사이의 조화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중국 지도자들의 주요 과제다. 다행히 현재 중국경제는 무역흑자의 조정을 위해 환율뿐 아니라 여타 경제정책을 사용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넓으며, 이를 감당해낼 수 있는 힘도 갖고 있다. 반면 미국은 현재 처한 경제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훨씬 좁은 선택의 폭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이러한 폭을 더욱 좁히고 있다. 양국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경제문제에서 상호의존적이며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인식이다. 양국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자존심을 지켜가면서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소해 나갈 수 있는 길은 결국 이 문제를 양자가 아닌 다자간 협의체를 통해 정하는 규칙을 따르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G20이 앞으로도 해나가야 할 일이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 과제를 일거에 모두 해결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이 회의체는 적어도 당분간 세계 경제문제를 다루는 최고 협의체로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도한 개발의제, 금융안전망과 더불어 이번에 이 문제를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또한 G20이 각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상호평가 기능을 통해 회원국들의 과도한 경상수지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공조의 틀을 만든 것만 해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낸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격려를 보내고 싶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



※조윤제 교수=▶스탠퍼드대 경제학박사 ▶세계은행·IMF 경제분석관 ▶대통령 경제보좌관 ▶주영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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