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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CEO의 한식 만들기 (22) “보쌈, 고향 음식 카볼로스투파토 맛”





이탈리아 출신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이 직접 만든 보쌈을 권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촉촉하고 부드러운 돼지고기 수육 위에 매콤한 김치 속을 얹어 먹는 보쌈은 한 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담백한 맛입니다.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한국의 대표 음식의 하나입니다.”



 GM대우의 마이크 아카몬(52) 사장은 한식 중에서도 돼지고기 보쌈을 가장 좋아한다. 그는 퇴근 뒤 종종 집 근처인 인사동 거리를 혼자 걸으며 도자기·공예품 등 구경하는데, 걷다가 허기가 지면 좁은 골목 안에 자리 잡은 보쌈 집으로 발길을 향한다.



 “김치전·삼계탕·비빔밥도 즐기지만 보쌈만큼 제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은 없습니다. 열흘에 한 번은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아카몬 사장이 보쌈을 처음 맛본 것은 2005년 업무 차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다. 국적은 캐나다이지만 이탈리아가 고향인 그는 “보쌈은 어렸을 적 즐겨먹던 카볼로 스투파토(돼지고기를 다져 삶은 양배추에 싸서 먹는 요리)와 맛이 비슷해 입맛을 한번에 사로잡았다”라고 말했다. 2009년 그가 GM대우 사장으로 부임한 뒤로도 보쌈을 계속 찾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돼지 삼겹살을 각종 향신료와 함께 삶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보쌈 만들기에 들어갔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호텔의 강윤경 주방장의 도움을 받아 아카몬 사장은 큰 냄비에 돼지고기와 된장·양파·마늘·대파·생강·월계수 잎·통계피·맥주·에스프레소 등 고기의 잡내를 제거해주는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낮은 불에 삶기 시작했다. 평소 집에서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해 요리한다는 아카몬 사장은 “보쌈 요리에도 로즈메리·바질 등의 서양허브를 넣어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돼지고기를 삶는 동안 고기와 함께 먹을 쌈 배추와 무 절임 김치를 만들었다. 배추는 소금을 뿌려 절인 뒤 채발을 이용해 물기를 제거해 먹기 좋게 잘랐고 무는 설탕과 소금을 뿌려 15분간 절여 두었다 물기를 짠 뒤 채를 썰고 고춧가루·찹쌀 풀·양파즙·사과즙·다진마늘·생강·액젓 등을 넣어 매콤달콤하게 양념을 했다.



 능숙하게 김치를 만드는 아카몬 사장의 모습을 보며 강 주방장이 감탄하자 그는 “작년에 GM대우 부평 본사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김장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고 전하며 “올해도 그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돼지고기가 어느 정도 익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강 주방장이 고기를 젓가락을 찔러보자 아직 핏물이 나와 더 삶기로 했다. 고기가 익는 동안 아카몬 사장은 한식을 ‘슬로 푸드’‘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밀’ 이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보여줬다.



 아카몬 사장은 “많은 현대인이 건강식 위주로 끼니를 해결하다 보니 예전에 인기 있던 맥도날드·KFC 등의 패스트푸드보다 슬로푸드를 더 찾는다”며 “한식은 그런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은 절대 전자레인지에 돌려 만들 수 없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결국 본래 재료의 맛을 충분히 드러나게 해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한식이 전 세계에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를 아카몬 사장은 “효과적인 마케팅의 부재”라고 꼽았다. 그는 “라비올리(속에 고기나 채소를 넣어 만든 이탈리아식 만두)와 한국의 만두는 맛도 모양도 비슷한데 아직까지 만두가 라비올리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결국 마케팅 때문”이라고 하며 “국제행사를 통해 한식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느덧 삶은 돼지고기의 구수한 냄새가 주방 안을 가득 메웠다. 아카몬 사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고기 덩어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그 자리에서 한 입 먹은 뒤 맛있다는 찬사를 여러 번 반복했다. 절인 배추에 도톰한 고기 한 점을 얹고 김치 속도 넣어 함께 먹었다.



글=이은주 코리아 중앙데일리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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