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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 꿈꾸는 사람들이 손에 쥔 책





‘독서정치’가 그랬듯, 책은 화두이자 메시지





‘독서정치’란 말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때다. 국가적인 차원의 어젠다가 제기될 때마다 노 대통령이 읽었다는 책 얘기가 나왔고, 곧이어 정책과 인사가 뒤따랐다. 정도는 덜하겠지만 다른 정치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에게 책은 곧 화두이자 메시지다. 앞으로의 행보를 알려줄 ‘실행파일’이기도 하다.



『창업국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는 책이다. 건국 당시 무일푼 난민사회였던 이스라엘이 어떻게 벤처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분석했다. 이스라엘 발전 모델에 대한 설명서라고 보면 되겠다. 그는 올여름 진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할 때까지 550년을 다룬 역사소설 『열국지』와 한 권으로 읽는 『로마인 이야기』인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를 추천한 일이 있었다. 추천도서 리스트에서도 국가 운영이 그의 일관된 관심사란 게 드러난다. 실제 그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어느 나라를 모델로 삼아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한 일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목민심서』를 골랐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지방 수령이 가져야 할 자세와 역할을 세밀히 기록한 책이다. 오 시장은 “200년이 지난 현대 지방 행정에 있어서도 변함 없는 정약용 선생의 지침서를 통해 지방 행정의 대선배와 만난다”고 말했다. 그는 늘 가까이 두고 읽어 “이른바 성경 같은 책”이란 표현도 썼다. 『목민심서』 중 애민·창의·청렴도 늘 되새김질하는 덕목이라고 한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7월엔 『목민심서』를 골랐다. j의 ‘리더의 서가’를 통해서다. 그러나 이번엔 『영웅의 꿈을 스캔하라』를 제시했다. 골프 문외한인 그가 저자인 골프 칼럼니스트 김광호 콤비마케팅원장의 특강을 듣다가 영감을 받았다는 게 흥미롭다. “고난이 없는 비전은 가짜이며, 간절함이 성공의 에너지라는 저자의 말은 평범하지만 진실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고 김 지사는 술회했다. 김 지사는 “바닥에서 출발하라, 영웅의 꿈을 스캔하라는 충고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말도 했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노동계에 투신해 청계천에서 미싱을 돌렸던 그가 지금 어떤 영웅의 꿈을 스캔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고른 책은 『공감의 시대』다. 그는 요즘 ‘공감 정치’란 새로운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 대선 주자로서 손 대표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단어가 ‘공감 정치’란 생각 때문이라는 게 주변 얘기다. 여권 대선 주자들과의 차별화도 공감 정치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손 대표가 ‘공감 정치’란 키워드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접한 게 바로 『공감의 시대』다. 손 대표는 지난달 26일 라디오 연설과 관훈클럽 초청 연설에서 “현 정부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이 소통과 공감”이라며 “나와 민주당은 서민 속에서 끊임없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른 건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다. 이 책은 전체주의의 사상적 기초를 뿌리에서부터 철저히 탐구·비판하고, 참다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논리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작업의 결과다. 진보적 자유주의자인 유 전 장관도 최근 이 책을 읽고 느낀 바가 많다고 했다. 그는 서평에서 “이상주의적 사회공학, 즉 사회를 전면적으로 개조하려는 시도의 종착역은 전체주의 독재라는 참극뿐”이란 포퍼의 주장을 인용했다. 『대한민국개조론』과 『후불제민주주의』를 쓴 저술가로서 유 전 장관이 하고 싶은 얘기이기도 할 터이다.



 고정애 기자



j 칵테일 >> 책 잘 읽는 법



베스트셀러에 혹하지 말고, 고전 명저에 주눅들지 말라. 이것, 책을 고를 때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이다. 많이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 아니다. 고전 명저 역시 내가 소화할 수 없다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는 부담감에 아예 책을 멀리하느니 자신에게 맞는 책부터 손에 드는 것이 책을 가까이 하는 지름길이다.



 이렇게 책을 골라 들었다면 어떻게 읽어야 할까. 흔히 정독이 좋으냐, 다독이 효과적이냐를 두고 논란을 벌이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다. 정답은 책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읽는 목적에 따라 읽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거다. 시간을 죽이기 위해 읽는 책을 누가 밑줄 그어가며 읽을 것인가. 또 학업이나 업무에 필요한 책을 휙휙 넘겨가며 읽는 것은 시간만 버리는 행위니까 말이다. ‘공부’ 삼아 읽는 책은 공들여서, 심심풀이 책은 건성 읽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니 결론이나 해설만 보고 말 책, 목차를 보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어도 무방한 책,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야 할 책을 가려 거기 맞는 책을 읽으면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점을 전제하고 두 가지 책 읽는 법을 소개한다. 우선 ‘편식’을 막기 위해 나란히 읽기를 권한다. 진지한 책을 읽을 때 마땅한데 이는 같은 주제의 다른 시각을 가진 책을 함께 읽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세계화에 관한 책이라면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와 『세계화의 덫』을 같이 읽는 식이다. 상반되는 입장을 비교해 가며 자기만의 시각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행위를 저자와의 대화라고도 하는데 승자의 기록이나 목소리 큰 편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다른 하나는 깊이 있는 책 읽기를 위한 가지치기 식 읽기다. 우리의 문명이 모두 그렇지만 책 역시 앞선 이들에게 빚진 것이 많다. 논거로 삼기 위해서든, 반박을 하기 위해서든 다른 이들의 견해나 저서를 인용하는 내용이 본문이나 주, 찾아보기에 실려 있기 마련이다. 여기 언급된 필자나 책을 찾아 읽는 것이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한 방법이다.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같은 저자의 다른 책, 그리고 신뢰가 간다면 같은 역자의 다른 번역서를 읽는 것도 의외로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성희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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