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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부실 수사 살아있는 권력에는 …




김준규 검찰총장(왼쪽)이 1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방문한 유리 야코블레비치차이카 러시아 검찰총장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그룹, 태광그룹, C&그룹, 청목회,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국민들의 박수 소리는 크지 않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특수수사의 모델로 제시한 ‘환부도려내기식’ 수사가 아니라 ‘먼지털기식’ 수사라는 비판에서다. 특히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부실수사가 드러나면서 신뢰마저 잃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는 약해지곤 했던 모습을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올 7월 5일 총리실이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자 김준규 검찰총장은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특별수사팀을 꾸리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한 달여 뒤 검찰이 내놓은 결과는 지원관실 직원들을 재판에 넘긴 게 전부였다.

 3개월이 지난 지금, 검찰은 재수사를 요구하는 여론에 사방이 막혀 있다. 청와대 측이 지원관실의 사찰 활동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수사 과정을 되짚어 보면 조사가 진행되면서 김 총장이 밝혔던 수사 의지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지원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늦어져 결과적으로 증거를 없앨 시간을 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비서관의 직속 부하였던 청와대 행정관이 지원관실 측에 차명전화(대포폰)를 지급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적당히 넘어갔다.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검찰은 “새로운 증거가 확보되지 않는 한 재수사에 착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수사 필요성을 외면해 신뢰도 추락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이 국회의원 사무실 등 11곳을 압수수색할 때 영장 복사본을 제시한 것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10일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서 “영장 사본으로 압수수색을 집행한 것은 불법 아니냐”는 한나라당 여상규 의원의 물음에 “등본은 영장 원본과 똑같은 효력이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영장 집행은 원본으로 해야 하고, 영장에는 등본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전진배·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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