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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기획 - 숲은 생명이다 ④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캄보디아




캄보디아 핌크라솝 자연보호구역 내 맹그로브나무 숲. 열대지방 해안가에서 자라는 맹그로브는 30년 이상 자라면 높이가 20m에 이른다. [국립생물자연관 제공]



5일 캄보디아 서부 코콩주의 센트럴 카다몸 보호림. 이 숲은 카다몸 산맥을 따라 해발 300m에서 1500m까지 넓게 퍼져 있었다. 해발 500m쯤의 숲 속은 제법 선선했다. 딥테로캅, 알라투스 나무의 무성한 잎과 나뭇가지를 타고 자란 덩굴식물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 다소 어두웠다. 녹음 사이로 간간이 노란색과 빨간색 꽃들이 벌과 개미를 유혹하고 있었다. 물기가 있는 곳에선 끈끈이주걱처럼 생긴 식충식물이 작은 벌레를 소화시키는 중이었다.

 산을 오른 지 한 시간쯤 지났을 때 갑자기 발목이 따끔거렸다. 거머리 두 마리가 붙어 있었다. 해외 생물자원 조사차 이곳을 찾은 한국 국립생물자원관의 김기경 박사는 “거머리가 산다는 건 숲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거머리는 개발지나 인간의 발길이 잦은 곳에선 살지 못한다. 보호림은 넓이가 4100㎢로 캄보디아 정부가 지정한 18개 보호림 중 가장 크다. 또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도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발견된 식물은 2000여 종. 하지만 조사가 충분하지 못해 실제로는 5000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열대우림은 빽빽한 나무만큼이나 조밀한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었다. 캄보디아 삼림야생연구소 케스낭(38) 연구원은 “밀림에선 수십 개의 먹이사슬 피라미드가 중첩돼 공존하며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톡 쏘는 맛 대신 쓴맛이 나는 야생 후추 열매. 나무 위에 흙으로 지어진 흰개미집. 열대지역에 많은 식충식물 드로세라 버마니. 상황버섯과 비슷한 진흙버섯속(屬)의 버섯.(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7일 찾은 코콩주의 핌크라솝 자연보호지역. 바닷물과 강물이 접하는 지역으로 소금기에 강한 맹그로브 나무가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물속으로 뻗은 나무 뿌리에선 작은 공기방울이 계속 올라왔다. 이곳 물고기들은 나무 뿌리 사이를 은신처 삼아 알을 낳는다. 이 물고기들은 인근 주민들의 주요한 소득원이기도 하다. 30여 종이 넘는 철새들도 호주 등지에서 날아와 모여든다.





 이곳에서 평생을 산 주민 분닌(66·여)은 “맹그로브 숲이 없었다면 우리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마을은 2004년 12월 최악의 쓰나미가 동남아를 덮쳤을 때도 큰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다몸 열대우림과 맹그로브 숲도 20여 년 전에는 큰 몸살을 앓았다. 카다몸 숲은 1993년부터 6년간 외국계 목재회사의 대규모 벌목으로 황폐화됐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름 45㎝ 이상의 나무만 벌목을 허가했지만 목재회사들은 지름이 30㎝만 넘어도 베어냈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두 숲을 서둘러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보호지역 안의 삼림을 불태우거나 잘라내면 1~5년의 징역형에 처했다. 주민들에게는 숲이 장기적으로 인간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가르쳤다. 효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맹그로브 숲 근처 13개 마을 주민 1만여 명은 자치 규약을 만들어 불법 벌목을 막았다. 조림 사업도 시작했다. 국제 자연보호단체의 지원과 주민들의 협조로 매년 새로운 숲이 생겨나고 있다.

 ◆생물 유전자원에서 큰 이익도 기대=캄보디아 숲은 그야말로 다양한 유전자원의 보고다. 임영운 생물자원관 하등식물연구과장은 “열대식물을 이용하면 부작용이 적은 생약성분 의약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우리가 캄보디아까지 와서 생물자원 조사를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캄보디아의 약용 식물은 알려진 것만 800종이 넘는다고 한다. 캄보디아처럼 생물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지난달 말 일본 나고야의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의정서가 발효되면 다른 나라의 생물자원 등을 이용해 의약품을 개발한 경우 거기서 얻은 이익을 생물자원 제공국과 나눠 가져야만 한다. 캄보디아 삼림청 창푸린(44) 연구원은 “다양한 유전 자원을 적극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카다몸(캄보디아)=이한길 기자

◆본 기사 취재는 복권기금(산림청 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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