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섹시토크] 섹스리스가 우울증을 부른다

친구 J가 아프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산 건 작년부터의 일이다. 밥집에 앉아있건 미용실에 앉아 있건 간에 그녀의 입에서는 늘 ‘머리 아파’ ‘속 아파’ ‘온 몸이 다 아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우리는 그때마다 ‘만성피로 증후군인가?’ ‘신장에 이상이 있나?’ ‘간이 안좋나?’하고 부산을 떨며 '병원에 가봐라' '홍삼을 먹어봐라' '운동을 해봐라' 등등 온갖 조언들을 늘어놓았다.



박소현의 처녀들의 수다

하지만 그것도 한 1년 하다 보니 심드렁해졌다. 아무리 조언을 해도 확실히 고치겠다는 의지없이 계속 아프다 타령만 해대니 결국 ‘괜한 꾀병’이라는 결론을 우리 마음 속에서 조용히 내려버리고 만 것이다.



그런데 1년 여 지나 J가 드디어 확실한 진단명을 들고 나타났다. J의 병명은 우울증이었다. 아무리 잘 챙겨먹고 잘 쉬어도 계속 피곤하고 몸 여기저기가 아픈 증상은 결국 우울증에서 온 것이었다. J의 이유없는 통증은 피로감에서 왔고, 피로감은 불면증에서, 불면증은 우울증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J의 우울증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정신과 의사와의 몇 차례 상담 끝에 J는 자신이 한동안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그래서 우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우울증의 진짜 이유를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다. 문제의 시작은 ‘섹스리스’였다.



J는 결혼한 지 이제 5년, 첫 아이가 이제 3살이다. 그런데 첫 아이를 임신한 직후부터 한 번도 부부관계를 한 적이 없단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한 것이 4년 전이란 소리였다. 애를 임신하고, 낳고, 키우는 동안은 몸이 워낙 힘들어서 안하고 산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했단다.



그러다 아이 첫 돌을 맞을 무렵부터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내 보았단다. 그러나 남편은 번번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잠자리를 거부해왔고 그게 여러 번 반복되자 J도 그만 지쳐 버렸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버렸다. 많고 많은 섹스리스 커플들의 사연과 별 다를 바 없는 이야기였다.



문제는 그렇게 사는 것이 J의 몸에 일으킨 문제였다. 머리가 체념했으니 몸도 그렇게 따라주리라 여겼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J의 마음은 섹스리스로 사는 상황에 대해 여전히 분노하고 끝없이 절망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여자들이 원래 좀 그렇다. 남자와 달리 성적 욕구라는 것이 내 몸에 아주 절실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안 해도 괜찮아’라는 생각으로 문제를 그저 덮어두려고 한다. 그런데 결핍을 크게 인식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몸이 다른 증상들로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별 것도 아닌 일에 짜증이 치솟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웃고 떠들다가도 ‘이렇게 살다 죽는구나’ 싶은 허무함이 밀려오고 이유없는 불안감에 가슴이 뛰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좀더 심해지면 한쪽 머리가 계속 아프고 속이 쓰리며 소화가 되지 않는 아주 뚜렷한 몸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섹스리스는 어떤 현상이지 병 자체는 아니지만, 섹스리스가 병의 원인은 충분히 될 수 있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약을 먹고 상담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호전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울은 또 다시 내 몸을 덮칠 것이다. 이 오래되고 묵은 문제들을 그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그 답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함께 고민해 보기로 하자.



박소현은?

남녀의 불꽃 튀는 사생활에 비전문적 조언을 서슴지 않는 36세의 칼럼니스트, 저서로 '쉿! she it' '남자가 도망쳤다'가 있다. marune@empal.com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