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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춤이 폭발했다 유럽이 뒤집어졌다




한국 춤이 유럽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인의 소외를 드러낸 전미숙 무용단의 6일 독일 뒤셀도르프 공연 모습. [춤비평가 이만주씨 제공]



재킷을 벗어 던졌다.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방울, 젖은 셔츠 사이로 탄탄한 상체 근육이 언뜻언뜻 드러났다. 동양에서 온 남성 무용수의 거친 움직임에 객석은 숨소리마저 멎은 듯했다. 마지막 장면, 무용수 여덟 명이 객석으로 뛰어 들어갔다. 잠시 어리둥절해 하던 관객들은 곧 몸을 들썩이며 반응했다. 무대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마무리였다. 호응이 컸다. 휘파람이,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걸로도 성에 안 찼는지 관객들은 발을 굴러댔다. ‘쿵쿵-‘ 소리에 극장마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한국의 춤사위가 유럽 무용의 심장부를 강타하는 순간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 최다 도시 유럽 공연=6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뒤셀도르프의 무용전용극장 ‘탄츠하우스’. 350여 석의 자그마한 무대지만 세계적인 무용가 얀 파브르와 아크람 칸을 배출시킨 유명 극장이다. 이 전위적인 공연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건 한국 현대 무용단이었다.

 첫 주자는 전미숙 무용단. 경사진 연둣빛 무대에 파란색 의상을 대비시킨 색감부터 강렬했다. 현대인의 소외를 연상시키는 듯한 춤이 펼쳐졌다. 곧 이은 무대는 한국 무용의 앙팡테리블 LDP 무용단. 두 개의 작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모던 필링’은 남자 둘만의 무대. 반복·흉내·대칭을 통해 원초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색깔을 빚어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작품 ‘노 코멘트’. 제목처럼 말이 필요 없는 강렬한 무대였다.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뿜는 8명의 무용수가 객석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이번 공연은 ‘코리아 무브스’(Kore-A-Moves)의 하나로 진행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10개 무용단이 11월 한 달간 유럽 8개국 11개 도시를 순회하는 프로젝트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과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독일 뒤셀도르프 탄츠하우스가 공동 주최했다. 준비에만 3년 여가 걸렸다.

 그간 국내 특정 무용단이 유럽 공연을 한 적은 많았다. 여러 도시를 순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10개 무용단이 한꺼번에, 그것도 11개 도시나 도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 무용 역사상 최대 규모, 최다 도시 유럽 공연인 셈이다.

 공식 개막은 4일 있었다. 안무가 손인영씨가 이끄는 ‘NOW 무용단’이 ‘3일 밤 3일 낮’을 선보였다. 한국의 장례문화를 현대 무용과 접목시켰다. 스트라빈스키 음악에 맞춘 안성수 픽업그룹의 ‘장미-봄의 제전’도 호응이 높았다. 뒤셀도르트의 유력 일간지인 ‘노이에 라인 자이퉁’은 “역동적이면서도 강한 임팩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6일 공연이 뜨거웠다. 전미숙·LDP 무용단 등 한국에서 핫(Hot)한 무용단이 유럽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관객들은 공연 뒤 안무가와 만남 시간엔 “마치 태권도를 춤으로 환원시킨 듯 보였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파워풀한 동작을 나오는가. 김치를 먹어야 하는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유럽을 긴장시킬 것”=순회 공연에 나선 10개 무용단은 유럽 전문가들이 직접 골랐다. 베르트람 뮐러 탄츠하우스 예술감독이 주도했다. 그는 유럽 16개 무용전용극장 연합체 회장도 맡고 있다.

 뮐러는 “맨 처음 한국에서 추천 받은 무용단은 모두 60여 곳이었다. 영상을 검토하고, 서류를 보고, 직접 한국에 가 보기도 했다. 다양하고 복잡한 검증 과정을 거쳤기에 10개 무용단은 유럽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왜 이 시점에 한국일까. 뮐러는 “한국 무용수의 테크닉은 누구보다 뛰어나다”며 “부드러움과 속도감이라는 이질성을 모두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럽 무용은 정체돼 있다. 새로운 긴장감이 필요하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고 있는 한국 무용이 유럽을 압박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장광렬 대표는 “이번 공연은 1회성 행사가 아니다. 격년제로 열어 ‘코리아 무브스’를 브랜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셀도르프=최민우 기자

◆코리아 무브스 참가단체(총 10개)=전미숙 무용단, LDP(Laboratory Dance Project)무용단, NOW 무용단, 안성수 픽업그룹, Sun-A Dance, Oh! My Life Movement Theater, 장은정 무용단, ON&OFF, 동희 범음회, 이정희 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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