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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할아버지의 자신감

“KBS에서 왔어, MBC에서 왔어?” “아뇨. 노전마을 살아요.”
“길거리에서 찍지 말고 저~우에 우리 감 밭에서 찍어. 금방이야.”
순하게 생긴 할아버지의 ‘저~ 우에’와 ‘금방이야’ 말씀을 믿고 쫓아간 게 가파른 오르막으로 3㎞는 족히 되는 ‘쌔빠지는’ 길이었습니다. 게다가 지게를 진 걸음이 어찌 그리 빠른지, 사진 찍을 욕심이 아니면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을 겁니다.

“오늘 첫 감 따는 거야, 테레비로 여러 군데 알려.”
“저 테레비 아니에요.”
“우리 감 밭은 높아서 맛있어. 저 단감 먹어봐, 맛이 다 들었을 거야.” “내가 차가 없어. 전화를 미리 해. 그럼 내가 따 놓을게.”

할아버지는 꿋꿋하고 절실하게 당신의 감을 ‘선전’하기 바빴습니다. 감에 대한 자신감과 꼭 팔아야 되는 절실함이 뭉친 마음입니다. 요즘 농사꾼은 농사지은 것을 잘 파는 것이 으뜸이라고 합니다. 자동차나 컴퓨터를 갖추고 빨리, 많이, 잘, 팔 수 없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안쓰럽습니다. 게다가 저도 감 농사를 짓는지라 전화번호를 묻지 못했습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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