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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인종차별한 세인트 존스턴 구단 홈피가 무사한 까닭

지난주 스포츠 팬들은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뛰는 축구스타 기성용(21ㆍ셀틱) 선수가 현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받았다는 소식에 분개했다. 첫 소식은 기성용 선수와 같은 팀에서 뛰는 차두리 선수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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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이가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자 그쪽에 있던 상대방 팬들이 일제히 ‘우~우~’ 원숭이 소리를 냈다. TV로만 보고 얘기로만 듣던 그런 몰상식한 일이 바로 내가 너무나 아끼는 후배에게 일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이 세인트 존스턴 팬들이 도를 넘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사실을 보도했다. 세인트 존스턴 팬들은 기성용 선수를 향해 원숭이 소리를 냈을 뿐 아니라 “누가 개고기를 먹지?”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국내 네티즌들의 실력을 잘 아는 차두리 선수는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세인트 존스턴 홈피를 테러했으면 하는 기분”이라고 썼다. 한국의 열혈 네티즌들은 일제히 분노를 표출했지만 세인트 존스턴 클럽의 홈피를 다운시키지는 않은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소식은 없다. 스코틀랜드의 축구팀 홈피 하나쯤은 가볍게 초토화할 수 있을 텐데 다소 의외다 싶다.

그러나 네티즌들이 올린 글들을 잘 가려 읽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예를 들어 soorea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트위터에 “기성용 인종차별한 듣보잡 구단”이라고 비웃은 다음 “반드시 FIFA(국제축구연맹) 제재를 받게 합시다”라고 썼다. 많은 네티즌이 “어디 있는지 알 수도 없는 조무래기 클럽의 팬들이 얻다 대고…”라는 식으로 반응했다. 스코틀랜드를 비웃는 글도 있다. 참으로 엄청난 자신감, 나아가 오만함(?)이 아닌가.

사실 차별(差別)은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하는 일이다. 인종차별은 인종적 편견 때문에 특정한 인종에게 사회적·경제적·법적 불평등을 강요하는 일이다. 기 선수는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한 다리로만 공을 차거나 골을 못 넣게 하는 것과 같은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았다. 세인트 존스턴의 못 배워먹은 관중들이 0-3으로 진 게 분해 못난 짓을 떼지어 한 것뿐이다.

그러므로 기성용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표현은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 봉변을 당한 기성용 선수의 반응은 어땠을까? 신세대답게 ‘쿨’했다.

기 선수는 트위터(사진)에 “오늘 팀에서 인종차별 사건 조사 들어간대요…. 정말 몰상식한 사람들이라서 기분이 좋진 않지만 일일이 모든 일들을 신경 쓰고 기분 나빠할 수 없네요…. 나중에 시합(경기)할 때 박살내 줄게요 ㅎ”라고 썼다. 그리고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은 채 장난스럽게 얼굴을 찡그린 사진을 내걸었다.

우리 네티즌들의 정보처리 속도는 역시 기성 세대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그리고 그들의 내면은 매우 견고해서 플라톤이 말한 어리석은 군중(愚衆)과는 거리가 멀다. 후배가 모욕당했다는 사실에 분개한 차두리 선수나 분노 대신 코웃음으로 이겨내는 기성용 선수 모두 든든하
다. 어떤 험악한 리그에라도 걱정 없이 보낼 수 있겠다 싶어 안심된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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