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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끌어낸 경주 합의 중국브라질 반발이 변수

서울컨센서스(합의)가 타결을 눈앞에 두고 어려움에 부닥쳤다.
서울컨센서스는 11일 막이 오르는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핵심 의제다. 글로벌 경제 불균형과 환율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G20 정상들의 빅딜이다. 의장국인 한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주에서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큰 틀에서 합의(경주컨센서스)해 놓은 상태다. 각국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 한도 등 몇몇 미해결 이슈도 합의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G20 정상들이 활발하게 토론해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美 ‘양적 완화’ 암초 만난 11~12일 G20 정상회의


그런데 4일 새벽(한국시간) 미국의 2차 양적 완화(QE)로 상황이 돌변했다.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지렛대를 쓰기 곤란할 때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새 돈을 찍어 시중에 푸는 일이다.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000억 달러(약 670조원)를 새로 인쇄해 월가 등에 풀기로 결정했다.

중국과 브라질 등이 거세게 반발했다. 두 나라는 경주컨센서스로 소강상태에 들어간 환율전쟁에서 미국과 함께 핵심 당사국이었다. 미국의 양적 완화로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일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달러가 더 많이 흘러들면 자국 통화 가치가 올라 수출이 억제되고 부동산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의 G20 교섭대표인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은 5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미국은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나라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미국이 양적 완화를 해명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도 자국 내 언론이 주최한 모임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양적 완화를)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미국의 경제 정책이 자국 이익만 최우선시한다면 다른 나라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5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환율 문제와 싸우기 위해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드러내 놓고 반발하지는 않았다. 대신 일본은행(BOJ)은 이날 금융정책위원회를 열어 돈을 더 풀기로 했다. 일본 국채를 5조 엔어치 사들이는 방법으로 시중자금을 늘려 주기로 한 것이다. G20 회원국은 아니지만 싱가포르와 태국·필리핀 등 아시아 신흥국들도 미국의 양적 완화가 낳을 파장을 걱정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놓았다.

미국의 양적 완화는 경주컨센서스의 핵심적 합의 두 가지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 ‘시장 결정적 환율 시스템’과 ‘급격한 통화 가치 변동 억제’다. 미국은 양적 완화가 외환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시장 결정적 환율체제라는 합의를 어기지 않았다고 강변할 수 있다. 경주컨센서스대로라면 미국의 양적 완화로 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브라질·일본·한국 등은 수출 감소 같은 현상을 그대로 감수해야 한다. 외환시장에 뛰어들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이는 중국 등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는 급격한 통화 가치 변동 억제라는 합의에 반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초에 이는 미국을 염두에 둔 조항이었다. 미국이 전체적인 달러 공급을 늘려 간접적으로 환율을 조종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중국의 강력한 요구로 코뮈니케(합의문)에 들어갔다. 중국이나 브라질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합의를 무시하고 양적 완화를 단행해 버린 셈이다.

순탄할 듯했던 G20 서울 정상회의가 격론의 장으로 돌변할 듯하다. 중간선거에서 패한 버락 오
바마 미국 대통령은 높은 실업률과 지지부진한 경기 회복 등을 근거로 ‘양적 완화를 피할 수 없었다’는 주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최대 채권국으로서 달러 가치 안정을 강력히 요구할 전망이다. 서울컨센서스를 성사시키기 위해 의장국인 한국 쪽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예정에 없던 이명박·룰라 정상회담을 추진,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외교 관계자가 말했다. 중국 등은 반발하고 있지만 ‘양적 완화가 외환시장에서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부분은 논란의 대상이다.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양적 완화는 일본의 사례다. BOJ는 제로금리 정책이 먹히지 않자 2000년 8월 양적 완화를 선언했다.

2006년 중반까지 천문학적으로 엔화를 찍어 내 시중에 풀었다. 정작 2000~2006년 사이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많이 하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2002~2004년 사이에 미국 달러 가격이 134엔에서 102엔으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미국 FRB 이사를 지낸 프레드릭 미시킨 컬럼비아대 교수는 일본의 양적 완화를 분석한 논문에서 “중앙은행과 실물경제 사이에서 연결고리로 구실하는 은행 등이 제구실을 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은행 등이 높은 기준 등을 적용해 대출을 꺼리는 바람에 BOJ가 푼 엔화가 정상적으로 풀려 나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보수적인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일본 사례는 아주 특수한 예”라며 “금융 시스템이 위기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작동하기 시작하면 양적 완화는 통화가치 하락으로 떨어지기 십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이후 얼마 되지 않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달러 가치 흐름은 엇갈렸다. 영국 파운드 등 6대 통화와 견준 달러지수(1973년=100)는 양적 완화 이후 조금 떨어졌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유로·위안·엔 등과 견준 달러 가치는 오히려 조금 올랐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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