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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어린이집 공화국’ 주인은 어린이여야









고백한다. 기자 역시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 직접 돌보지 못한다는 미안함도 있다. 주말이면 ‘일주일치를 놀아주마’ 의욕만 앞세우다 파김치가 된다. 그나마 요즘은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언제, 어떻게 ‘남들만큼’ 교육을 시켜야 할지가 걱정이다. 좋다는 어린이집, 인기 있는 교재 얘기엔 귀가 솔깃해진다. 본지 탐사팀 기자들 모두 이 같은 보통 부모, 예비부모다.



 만 5세 이하 아이들이 누구 손에 크고 있는가를 탐사팀이 들여다 본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있었다. 그런데 4명 중 3명이 ‘남의 손’에 크고 있었다. 엄마의 취업 유무와 관계없이 아이들을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보내는 비율이 높았다. 그 이유는 ▶사회성 발달, 조기교육 등 자녀 계발(62.5%) ▶맡길 곳이 없어서(34.3%)였다. 그래서인지 많은 어린이집에서는 정해진 표준보육과정 외에 영어, 발레, 미술 등 특별활동 수업을 하고 있다.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로부터 별도의 비용을 거둔다.



육아정책연구소 서문희 기획조정연구실장은 “어린이집·유치원에서 하는 영·유아 특별활동 시장은 6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전국 959개 어린이집을 조사한 결과 특별 활동을 하는 이유는 영유아 발달뿐 아니라 부모 요구 때문이라는 답변도 많았다”고 말했다. 교육에 대한 부모의 조바심이 특별활동 시장 확대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선호하는 과목은 0세반조차 교구수업(23.0%)에 이어 외국어(18.6%)·체육(15.0%) 순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아이의 사회성이란 부모와 건전한 애착 관계 형성이며, 또래를 의식하는 것은 세 살 이후”(최혜순 세살마을연구소장)라고 했다. 서울대 이순형(아동가족학) 교수는 “아이의 발달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강요하면 정신적 불안정, 소화불량 등의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 한 사람만의 책임은 아니다.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은 부모, 열악한 처우에도 아이들에게 열심인 보육교사, 바쁜 부모 대신 아이를 돌봐주는 조부모나 베이비시터,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잘못된 육아 정보와 일부 부모의 과욕, 보육의 질보다는 양을 챙기는 정부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늘의 현실을 부른 측면이 크다. 누구나 저출산을 말하는 세상이다. 아이에게는 무엇이 최선의 길일까. 이 질문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권근영 탐사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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